<블랙 사바스>는 모파상과 톨스토이와 체홉의 소설을 마리오 바바 버전으로 개비한 옴니버스 영화다. 오리지널 프랑켄슈타인으로 유명한 보리스 카를로프가 등장해 ‘유령은 어느 곳에나 존재합니다. 아마도 당신 바로 옆에 앉아있을지도 모릅니다.”라며 서두를 열면 ‘전화’, ‘부르둘락’, ‘물방울’ 등 초자연적인 이야기를 소재 삼은 세 개의 단편이 이어진다. 웨스 크레이븐이 <스크림>(1996)의 도입부에서 인용한 ‘전화’는 이탈리아 영화 중 최초로 컬러 촬영된 스릴러이고, 살아난 시체가 자신의 가족마저 같은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부르둘락’은 후에 나올 <킬, 베이비… 킬!>의 예고편 같은 작품이며, 노파의 저주를 다룬 ‘물방울’은 마리오 바바의 아버지 유제니오 바바가 직접 만든 노파 크리처가 인상적인 에피소드다. 단편으로 이뤄진 작품답게 한정된 공간에서 전화 벨소리, 바람 소리,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처럼 신경을 긁는 사운드로 공포를 자아내는 실험적인 연출력이 일품이다. 메탈밴드 ‘블랙 사바스’의 오지 오스본이 공연 중인 클럽 맞은 편에서 이 영화의 극장 간판을 보고 밴드 이름을 지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Mario Bava Special
(2011.6.2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