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이야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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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를 통해 몇 번 밝힌 적이 있는데요, 동생 허남준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입니다. 제 블로그의 얼굴 일러스트도 이 친구가 해주었죠. 예전에 전시 소식을 알렸는데 이번에는 책 소식입니다. 김종호 작가가 쓴 장편소설 <인어공주 이야기>에 표지를 비롯하여 본문에 포함된 일러스트를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일러스트가 들어간 장편소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글만큼이나 그림의 비중이 무척이나 크다는 점입니다. 170페이지의 소설에 200점 가까운 일러스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책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림책을 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인어공주 이야기>는 동화 인어공주에서 모티브를 얻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림만 보았지 아직 글은 읽어보지 못한 상태입니다.) 출판사의 소개에 따르면, ‘아름답고 음란하며 동시에 윤리적인 책! 지금껏,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어공주 이야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어공주 이야기>의 책 작업은 총 4년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상보다 많이 늦어진 편입니다. 동생이 그림 작업을 마친 게 벌써 2년도 더 전이거든요. 소설이면서 그림책의 기능도 담고 있다보니 출판사 쪽에서는 글이 갖는 역할도, 그림이 갖는 역할도 서로 손해보지 않고 그 사이에서 접점을 찾다보니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요. 책을 보면 그런 고민이 눈에 선히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인어공주 이야기>에 삽입된 그림이 굉장히 정교하다보니 좀 더 디테일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크게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던데 그랬다면 글이 죽는 일이 발생할 것 같더군요. 그런 출판사의 고민이 읽히면서 지금의 형태가 어느 점에서는 가장 이상적이구나 수긍하게 되더라고요.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7월 4일 발매) 아직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7월 8일) 조촐한 낭독회가 홍대의 모 카페에서 열렸는데 좁은 공간이기는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왔더라고요. 소설가 한유주, 김태용, 시인 김준규, 강정 등등 말이죠. 사실 이 분들은 모두 ‘루’라는 젊은 동인 집단입니다. <인어공주 이야기>를 쓴 김종호 작가도 그렇고 제 동생도 루 소속이죠. 나름 문단에서 주목받는 젊은 문인들이라고 합니다. 저는 장르소설만 편향되게 읽다보니 이 분들의 책은 그리 많이 읽은 편은 아닙니다. 다만 친동생이 참여한 책이다보니 제 블로그에서라도 좀 더 알리고 싶다는 팔불출 같은 심정에 <인어공주 이야기>를 홍보하게 되었습니다. 뭐, 제가 낸 책이라면 아는 분들께 마구마구 공짜로 나눠드리겠지만 제가 관여한 책은 아니라서요.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특히 일러스트 분야게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인어공주 이야기>는 흥미로운 책일 겁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동생과 함께 할 작업을 생각하니 든든하고 흐뭇하네요. 참고로 아래는 <인어공주 이야기> 본문에 삽입된 일러스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책에 들어간 거랑은 분위기가 좀 달라요. 관심이 있으시면 책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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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7.9)  

Tomorrow_Open 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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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미술관에서 2010년 12월 2일부터 2011년 3월 13일까지 열리는 ‘Tomorrow_Open Archive’(내일_오픈 아카이브)에 초대합니다. 영화는 아니고요. 미술 전시회입니다. 제 블로그에 일러스트와 사진을 무상(?)으로 제공해주고 있는 동생 허남준 작가가 이곳에서 그림을 전시합니다. 젊은 화가 29인의 공동 전시회인데요. 그중 한 명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전시회 측의 소개에 의하면, ‘이번 전시는 현대 미술에 있어서 비범한 지적 능력이 요구되는 ’작가‘라는 존재에 초점을 맞추어, 작가들의 생각과 다양한 표현 방법에 주목해 보고자 합니다. 창작에 있어 얼마나 뜻 깊은 ’개념‘이 내재해 있는가, 그 개념이 얼마나 독창적이며 진정성이 있고 비판적인가 하는 것들이 중요해지면서 작품 자체보다는 그것을 창조해내는 작가의 생각에 더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중략) 작가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 독특한 발상과 상상의 세계, 삶과 창작에의 넘치는 열정을 드로잉을 통해 담아내고 있습니다.“라고 이번 전시를 소개합니다.

동생은 이번 전시회에 모두 39점의 그림을 전시합니다. 주제는 ‘얼룩’이고요. 동생의 설명을 빌리자면, ‘내 얼굴이 그렇다. 그림은 여러 개의 점, 선, 면들이 모여 하나의 형체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요소들은 환영을 표현해내기 가장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림 속 얼굴들은 기호로 첨예하게 고정되어 있지만 보는 이의 시각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얼굴로 전이되어 나타난다. 그 얼굴들 속에서 여러 가지의 허상을 본다. 일종의 다중적인 자아의 득세인 것이다. 그리기라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서 축적된 40개의 침전물들… 이것은 고착된 이미지가 아니라 자발적인 생명력을 지닌 유기체의 덩어리들이다. 그림과 마주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안에서는 유기적인 생명체들이 부단히 증식하며 익명의 얼굴을 찾고자 한다.’라고 하네요. 동생은 전시회를 할 때면 이미 그린 작품이 아니라 직접 전시관 안에서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전시하곤 했는데요. 이번에는 퍼포먼스 대신 그림만을 전시합니다. 모두 30cm*30cm 크기의 종이 위에 펜으로 그린 그림인데요. 개인적으로는 뭐랄까요, 기호가 주가 되는 작품이지만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것이 맘에 듭니다. 동생 그림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전시도 공동으로 진행되니까요, 재미있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전시 감상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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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orrow_Open Archive
(2010.12.2~2011.3.13)

동생의 2009년 첫 번째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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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화가다. 화가 생활이 올해로 11년째다. 그중 10년은 가족과 친구 외에는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철저한 무명시절이었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해 그림도 심심치 않게 팔았고 꾸준한 전시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1년이었다.

그가 주목을 받은 건 그림도 그림이지만 무엇보다 그리는 행위 자체에 있다. 공식석상에서의 첫 전시회는 2006년 7월이었는데 그는 전시 기간 내내 전시장에 상주하며 그림을 그렸다. 이후에도 개인전을 가질 때마다 기존에 완성된 그림을 전시하는 대신 흰 종이를 걸어놓고 매일 전시장에 출근하며 차근차근 그림을 완성해갔다. 위에 있는 사진 역시 작년 헤이리 판 페스티벌에서 가로세로 5m 넓이의 비닐을 세워두고 전시기간 내내 그렸더랬다. 다시 말해, 그가 전시한 건 그림이 아니라 ‘그리기’였다. 그래서 동생의 전시회는 두 번, 세 번, 그 이상 찾는 관객들이 많았다. 기존의 전시라면 한 번 방문으로도 완성된 그림을 볼 수 있지만 그리는 행위를 전시하는 동생의 전시회는 매번 새로운 그림이니 관심을 갖게 되면 여러 번 찾게 되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전시라는 개념을 완전히 뒤엎는 발상이란 점에서 획기적이다. 전시에 관한 전시라고 할까.

동생이 2009년 첫 전시회를 연다. 인사동 쌈지길에서 1월 14일부터 2월 1일까지. 물론 이번에도 매일 전시장에 나와 그림을 그린다. 친절하게 설명까지 곁들여서 말이다. 그러니까 관심 있는 분은 찾아가 보시라는 말씀. 전시라면 으레 박제된 작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분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