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궁: 제왕의 첩> 2012년 기대작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대승 감독에게 사극은 낯선 세계가 아니다. 조선시대 말엽을 배경으로 한 범죄미스터리 <혈의 누>(2005)를 연출했고 임권택 감독 밑에서 <서편제>(1993) <춘향뎐>(1999) 등을 경험했다. 신작 <후궁: 제왕의 첩>(이하 ‘<후궁>’)은 뜻하지 않게 후궁이 된 신화연(조여정)의 드라마틱한 사연을 따라간다. 무관인 아버지의 권력욕에 못 이겨 조정에 들어온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 권유(김민준)와 왕위 즉위를 앞둔 서원대군(김동욱)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벌인다. 김대승 감독이 신화연의 궤적을 통해 드러내고 싶은 것은 탐욕의 충돌이다. 하지만 사극이라고 해서 극 중 이야기를 조선시대에만 한정할 생각은 없다. 역사 속에서 늘 문제를 일으켰던 탐욕을 통해 현재의 한국사회를 바라볼 의도 또한 갖고 있다. 후궁의 탐욕이 주가 되는 만큼 에로틱 사극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데 <방자전>(2010)의 조여정이 신화연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korean cinema today

(2012년 베를린영화제 특별판)

<방자전>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주의! 영화의 관람을 방해할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현정(이하 ‘최’) 제목만 보고, 혹은 주연 배우나 감독 이름만 보고는 알 수 없는 것이 영화이기도 하고요. 개봉 전이라, 혹은 독립영화라, 또는 흥행작이 아니라 잘 알지 못하는 영화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잘 알지 못하지만 보고 싶고, 알고 싶은 영화에 대해서 슬쩍 알려드리는 시간입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오늘 소개해주실 개봉영화는 무엇인가요?
허남웅(이하 ‘허’) 김대우 감독의 <방자전>입니다.


김대우 감독이라고 하면, <음란서생>을 만들었던 분 아니신가요?
예, 맞습니다. <음란서생>의 연출자이기도 하고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각본가로도 굉장히 유명한 분이시죠. <방자전>은 김대우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고 9번째 각본이라고 하네요. 

<방자전>의 ‘방자’라고 하면 ‘춘향전’에서 이몽룡의 몸종 아닌가요?
예, 맞습니다. 그러니까 <방자전>은 ‘춘향전’에서 조연급에 해당하는, 사실 말이 조연이지 거의 단역에 불과한데요, 그 방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입니다.

음, 흥미로운데요. 방자를 주인공으로 한 춘향전이라. 그럼 원작인 <춘향전>의 이야기가 많이 바뀌었겠네요.
예,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한데요. 방자가 주인공으로 승격하면서 이야기 역시 몽룡과 춘향의 사랑 이야기에서 방자와 춘향, 그리고 몽룡의 삼각관계로 바뀌었습니다. 좀 더 줄거리를 설명하자면요. 방자가 몽룡을 따라서 청풍각이라는 기생집을 가게 되는데요. 그곳에서 기생의 딸 춘향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한 눈에 반합니다. 근데 방짜 뿐만 아니라 몽룡도 춘향에게 완전히 넋을 잃고 마는데요. 그래서 방자는 그저 마음으로만 춘향을 품으려고 했다가 그녀 앞에서 자신을 비굴하게 만드는 몽룡 때문에 마음을 고쳐먹게 됩니다. 춘향이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게 되는 거죠.

방자의 춘향을 향한 마음은 몽룡에 대한 적개심인가요, 정말 춘향을 사랑한 건가요?
그 둘 다인 것 같습니다. 영화는 초반에 몽룡과 방자가 춘향을 가운데 두고 서로 그녀의 마음을 뺏어오는 과정을 보여주는데요. 이 과정은 어찌 보면 연애 과정에 대한 사극버전의 ‘남녀탐구생활’ 같은 느낌을 주면서 굉장히 유머러스하게 펼쳐지거든요. 가령, 방자는 춘향의 마음을 얻기 위해 으슥한 곳으로 불러내어 그녀의 어깨만 쳐다보면서 뭔가 야릿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의 비법을 보여주고요. 춘향의 경우는 지체 높은 몽룡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잠자리를 가질 듯 말 듯 상대방의 애간장을 태우는 방식으로 리드를 해나가는 식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방자전>은 한편으로 높은 수위의 베드신으로도 꽤 화제를 모으고 있잖아요. 어느 정도인가요?
김대우 감독은 전작 <음란서생>에서도 그 제목처럼 청소년관람불가의 영화를 만들었는데요. <방자전>은 그 영화에 비해 수위가 더 높아졌습니다. 아마도 귀가 쫑긋하는 청취자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웃음) 사실 한국의 구전문학이라는 것이 대개 그렇듯이 <춘향전> 역시도 굉장히 걸쭉한 장면들이 많은데요, 영화 역시도 그런 부분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진행이 됩니다. 아마 그런 점 때문에 남녀 주인공을 맡은 배우 김주혁과 조여정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요. 특히 조여정 씨의 경우,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더 알려진 배우인데, 아마 <방자전>을 계기로 영화에서 굉장히 각인되지 않을까, 그럴 정도로 과감한 연기를 펼쳤는데요. 그래서 앞으로 영화 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김주혁 씨가 방자를 맡고, 류승범 씨가 이몽룡 역할을 맡은 것도 흥미롭더라고요. 원래 이미지대로라면 김주혁 씨가 이몽룡을 맡고, 류승범 씨가 방자 역할을 맡아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 류승범 씨가 화내지 않을까요? (웃음) 농담이고요. 실제로 <방자전>의 예고편이 나왔을 때도 김주혁 씨가 방자 역할이라는 사실 때문에 극장에서 웃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는데요. 사실 <방자전>은 모든 면에서 원전인 <춘향전>을 뒤집는 작품이잖아요. 아마 그런 점에서 역할도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 캐스팅을 한 것으로 보이고요. 무엇보다 <방자전>을 보면 이몽룡이 굉장히 뭐랄까, 졸부 캐릭터처럼 나와요. 거의 모 돈이면 다 될 것처럼 구는 천박한 면도 가지고 있고 춘향의 마음이 방자로 기우는 걸 보고 괜히 방자를 괴롭히는 ‘찌질한’ 면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고보니까, 아까 <방자전> 줄거리를 들으면서 든 생각이 춘향이도 몽룡을 사랑한다기보다 신분 상승용으로 이용하는 것 같기도 했어요. 
아마도 방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점과 함께 원작의 <춘향전>과 <방자전>이 가장 다른 부분 중 하나인데요. 사실 <춘향전>이 영화화된 건 굉장히 많잖아요. 신상옥 감독님은 <성춘향>을 만드셨고, 임권택 감독님은 <춘향뎐>을 만들기도 했고요. 그러니까 <춘향전>은 시대에 따라 해석이 분분한 것 같아요. 김대우 감독님 입장에서는 2010년의 <춘향전>이라면 이들의 사랑도 계산적인 부분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 이상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했다가는 관람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이쯤에서 멈추기로 하고요. (웃음)

아, 그럼 방자의 춘향을 향한 사랑도 진실하지가 않은 건가요?
이 부분도 말씀드리기가 좀. 근데 방자가 춘향이를 사랑한 것은 맞습니다. 그렇다고 춘향이가 방자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고요.

그러니까, 영화를 보시라는 말씀인 거네요? 보고 확인하라는 말씀이죠. (웃음)
꼭 보셔야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고요. 그렇다고 또 보지 말라고 하는 얘기도 아니고요. 죄송합니다. 농담이고요. (웃음) <방자전>은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드리는 것이니까요, 시간이 되시는 분은 보셔도 후회 없으실 것 같습니다.


세상을 여는 아침 최현정입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FM4U (6:0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