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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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Kang Je-kyu)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 Taegukgi>(2004)의 성공 이후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찍기 위해 두문불출했다. SF를 찍을 거라는 소문도 있었고, 할리우드 톱 스타와 1급 시나리오 작가가 참여한 전쟁 영화를 연출한다는 소식도 들렸다. 그렇게 6년의 시간이 지나갔고 강제규 감독은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 해부터 신작 촬영에 들어갔다. 제목은 <마이웨이 My Way> 할리우드 제작은 아니지만 한국 영화 사상 최고 규모인 3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중의 대작이다. 할리우드 톱 스타가 출연하지 않지만 한국의 장동건(Jang Dong-kun), 일본의 오다기리 조(Odagiri Joe), 중국의 판빙빙(Fan Bingbing) 등 아시아 각국의 대표 배우가 참여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그리고 강제규 감독의 또 한 번의 전쟁 영화다. 

<마이웨이>의 줄거리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으로 징집되어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던 한국인(장동건)의 실화를 다룬다는 정도만 공개된 상태다. 좀 더 보충을 하자면, 원래 이 이야기는 할리우드 제작사로부터 연출 제의를 받은 강제규 감독이 처음에는 시큰둥해 하다가 (할리우드 제작사가 빠진 후) 우연한 기회에  해당 다큐멘터리를 보고 영화화 할 결심을 했다고 전해진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도중 미군의 포로가 된 조선인의 사연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였는데 여기에 강제규 감독은 일본인 캐릭터(오다기리 조)를 추가하여 지금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특히 한국인을 피해자로, 일본인을 가해자로 바라보는 뻔한 시선에서 탈피, 전쟁으로 야기된 국가적 갈등을 넘어 개인 간의 용서와 화해에 이르는 드라마틱한 감정의 서사시로 그려나갈 생각이다.

사실 웬만한 영화 팬들에게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배경인 영화는 익숙하게 다가온다. 멀게는 존 웨인, 로버트 미첨, 헨리 폰다, 리처드 버튼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지상 최대의 작전>(1962)에서부터 가깝게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까지, 그러니까 <마이웨이>의 관건은 전쟁 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들과 차별화된 지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게다가 강제규 감독의 전쟁 영화는 (<쉬리 Swiri>(1999)도 이 범주에 넣으면)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다만 전쟁이 주가 되는 대작 영화에서 경험은 그 어느 것보다도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 할만하다. 그러고 보면 강제규 감독은 매 영화마다 제작비의 규모를 전작(<태극기 휘날리며>의 제작비는 140억 원이었다.)보다 배 이상 늘리는 모험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모두 대성공이었다. 이는 전쟁의 스펙터클에 앞서 극적인 드라마 구성에 힘을 쏟은 이유가 가장 크다.

강제규 감독은 실화의 힘을 신봉하는 사람이다. <쉬리>와 <태극기 휘날리며>는 모두 허구의 이야기지만 늘 역사의 배경이라는 실화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마이웨이> 역시 마찬가지다. 일제강점기와 2차 세계 대전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갖가지 사연을 만들어내는 개인의 드라마가 결국엔 관객의 가슴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지난 10월에 촬영을 시작해 한국, 독일, 중국 등지를 돌며 현재 50% 가까운 촬영을 마친 <마이웨이>는 2011년 12월 한국과 일본 동시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korean cinema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