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스 오브 더 헤드>(Brothers of the Head)


페이크 다큐멘터리(Fake Documentary)라는 장르가 있다. 허구의 이야기를 진짜처럼 보이게 연출한 가짜 다큐멘터리. 이 장르는 허구를 다루면서도 이것을 허구가 아닌 것처럼 연출하는데 그 매력이 있다.

테리 길리엄의 무산된 프로젝트 <돈키호테>의 메이킹 다큐멘터리 <햄스터 팩터와 12 몽키즈의 다른 이야기들>과 <로스트 인 라만차>로 명성을 얻은 영국 출신의 키스 풀튼(Keith Fulton)과 루이스 페페(Louis Pepe) 감독의 <브라더스 오브 더 헤드>는 샴쌍둥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SF 소설가로 유명한 브라이언 올디스가 1977년에 발표한 동명의 원작을 실제 사건인양 연출한 페이크 다큐멘터리.  

톰(루크 트리다웨이 분)과 배리(해리 트리다웨이 분)는 가슴이 붙은 채로 태어났다. 이들에게 상업적인 가능성을 본 흥행업자는 밴드 계약 제의를 하고 자신들의 앞길을 스스로 개척하길 원하는 아버지는 계약서에 사인한다. 톰은 기타를 잡고, 배리는 솔로를 맡아 결성된 밴드 ‘뱅뱅’. 독특한 외형과 펑크록으로 무장한 이들은 큰 인기를 얻는다.

이처럼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거나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특수한 환경으로 인해 장애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들은 늘 무언가에 억눌릴 수밖에 없다. 억눌림은 풀어야 뒤탈이 없는 법. 이럴 때 저항의 음악 록은 좋은 활로가 된다. <헤드윅>의 헤드윅은 남자로 성전환을 하나 잘못된 수술로 인해 생긴 정체성 혼란의 고통을 록으로 이겨내고 <하바나 블루스>의 루이는 생활고 걱정에 하루하루 늘어만 가는 시름을 역시 록으로써 해결한다.

톰과 배리 역시 그렇다. 한낱 장애를 지닌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았던 이들은 ‘뱅뱅’을 통해 기타를 잡고 마이크를 잡음으로써 자신들을 조롱하는 관중들을 향해 역으로 조롱하는 법을 배운다.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 부어 만든 락의 매력에 거부감을 가질 이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톰과 배리는 자신들의 장애를 극복한다. 그런 점에 비추어 볼 때 록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의 존재 의의를 일깨워주는 운명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몸은 하나이되 머리는 두개라는 것. 이것이 톰과 배리에게 장애보다 더 큰 아픔을 주는 것이다. 이들은 똑같이 생긴 외모와 달리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톰이 내향적이고 수동적인 것에 반해 배리는 외향적이고 공격적이다. 이와 같은 성격을 바탕으로 서로를 보완해왔던 이들이 갑자기 적대하기 시작한다. 톰이 저널리스트 로라(타니아 에머리 분)와 사귀게 된 것. 배리는 질투하기 시작하고 이런 그를 못마땅해 한 로라는 분리수술을 의뢰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한 몸으로 살아왔던 톰과 배리에게 분리는 곧 끝을 의미할 뿐.

키스 풀튼과 루이스 페페 감독은 평생을 한 몸으로 생활해오다가 분리의 문제에 직면한 이들의 혼란한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영화 중간 중간 샴쌍둥이에 관한 또 하나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투 웨이 로미오>를 삽입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진짜와 가짜, 현실과 가상을 혼동하게 함으로써 톰과 배리의 심적 갈등을 드러내는 것이다. 더군다나 <투 웨이 로미오> 이것을 켄 러셀 감독이 연출했다고 하여 인터뷰 화면까지 삽입하여 보여주니 보는 입장에서는 톰과 배리처럼 혼동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게 진짜 이야기야 아니면 가짜 이야기야.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허구의 이야기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인양 믿게 되는 혼동 또는 착각. 이것이 키스 풀튼과 루이스 페페 감독이 <브라더스 오브 더 헤드>를 통해 노리는 점이자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묘미다.


(2006. 5. 4. <JIFF Web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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