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의 서플먼트는 이렇게


최근 개봉한 이안의 <헐크>, 원작이 만화라는 점과 그리고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국내 제목으로 TV 방영되었다는 점에서 디비디의 발매가, 아니 그 서플먼트가 기다려지는 타이틀 중 하나이다. 그래서 필자 나름대로 <헐크>의 서플먼트를 구성해 보았다.  

일단 여느 타이틀과 마찬가지로 이안 감독의 코멘터리가 들어가는 것은 필수라 하겠다. 특히 이안의 <헐크>는 여느 슈퍼 영웅을 다룬 영화와 달리 볼거리보다 인간적인 면모에 중점을 두었고 게다가 만화라는 매체가 갖는 특성을 스크린에 실험적으로 구현했기 때문에 그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선 감독의 오디오 코멘터리만큼 확실한 건 없다.

물론 <두 얼굴의 사나이> 때와 달리 헐크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관계로 그 제작과정의 전모를 보여주는 것도 빼 놓아선 안되겠다. 또한 원작만화와 TV 시리즈에 등장한 <헐크>를 영화와 비교해 보여주는 것도 비교적 재미있는 시도일 테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제작사 측에서 알아서 삽입할 것이니 일반적인 얘기는 이쯤에서 멈추기로 하고.  

<두 얼굴의 사나이>를 비롯, 영화 <헐크>를 보면서 들었던 의문 하나. 왜 헐크의 청바지는 반만 찢어지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는 검열 때문이다 혹은 바지가 스판이다 라는 다종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의 청바지가 절대 찢어지지 않는 이유’ 라는 제목 하에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한 다큐멘터리가 첨가된다면 팬들은 물론이요 팬 아닌 이들에게도 참신하고 기발한 기획이 될 것 같다.  

필요하다면 원작자인 스탠 리가 직접 이 물음에 답해 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필자가 스탠 리에게 바라는 건 이보다는 이안의 <헐크>를 본 그의 의견이다. <엑스맨 1.5>와 <스파이더맨>의 서플먼트를 접하면서 정작 원작자인 스탠 리의 목소리가 빠져서 아쉬웠는데 이 기회에 스탠 리가 <헐크>는 물론 <엑스맨>과 <스파이더맨>까지 비교해서 자신의 감상을 말해 준다면 이 보다 더 심도 깊은 인터뷰는 없을 것이요 마케팅면에서도 <헐크> DVD의 판매률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일 것이다.

이안을 <헐크>의 감독으로 영입한 유니버셜 관계자들의 인터뷰 역시 잊어선 안되겠다. 아마도 유니버셜이 이안을 영입한 까닭은 <와호장룡>의 액션씬에 감화된 탓이었을 텐데 그들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물을 보고 느꼈을 감정이 어땠을까, 하는 의도에서 출발한 인터뷰는 제작자를 꿈꾸는 영화학도들에게 또 다른 교육재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참, <헐크>로 재미있는 이스터 에그를 만들 수도 있다. 만약 필자에게 이 프로젝트가 맡겨진다면 옷이 홀랑 벗겨진 헐크가 자신의 찢어진 청바지를 찾으러 좌충우돌하는 시나리오로 이스터 에그를 구성하겠다. 제일 군침도는 서플먼트가 아닌가(?).

자, 여기까지가 필자가 구성한 <헐크>의 서플먼트다. 어떤가, 이 정도면 감히 지상 최대의 디비디 서플먼트가 될 것 같지 않은가. 이보다 더 훌륭할 순 없다고 본 필자, 과감히 주장할 수 있다. 그러니 <헐크>의 DVD 판권을 구입한 제작사측은 필자의 기사를 주목하도록!  


(2003. 7. 월간 <DVD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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