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Like A Virgin)


<천하장사 마돈나>는 시나리오만으로 충무로에서 ‘물건’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게다가 <품행제로> <안녕 UFO!>를 쓴 스타작가 콤비 이해영 이해준의 감독 데뷔작으로 알려지면서 더 많은 관심을 모았다.

천하장사와 마돈나. 상반되는 조합의 제목처럼 이 영화는 여성이 되고 싶은 고등학교 남학생 오동구(류덕환)가 성전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씨름을 한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에서 시작한다.

얼핏 퀴어 영화로 보이는 설정이지만 <천하장사 마돈나>는 그런 비대중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코믹한 요소를 살려 대중성을 높이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그런 재미있는 설정을 마냥 코믹하게 구성하지만은 않는다. 가부장이 지배하는 이 사회에서 남성이 여성이 되고 싶다는 결정은 곧 편견과의 싸움을 의미한다. 그래서 씨름대회 우승을 향해가는 그의 행보를 중심에 놓고 남성적인 편견을 이겨나가는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 극을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천하장사 마돈나>를 지배하는 정서는 쓸쓸함 속에 묻어나오는 발랄함이다. 남자로서의 여성스런 행동 하나하나가 동구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이지만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라고 훈련(?)받아온 이들에게 이는 비정상적이거나 우스꽝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질적 정서의 충돌로 인해 영화는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유모의 호흡은 즉각적이기보다는 한 박자가 느리고 장면의 구성에서도 배우의 움직임은 최소한으로 설정하는 등 전체적으로 절제된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정답인 것이 편견을 깨려는 노력을 담고 있는 영화가 남의 불행(?)을 무작정 코믹하게만 몰고간다면 그 역시도 편견이 되는 건 자명할 터. 한마디로 <천하장사 마돈나>는 적정선이 필요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해영 이해준 감독은 오동구가 왜 여자가 되려고 하는지 그에 대한 이유를 밝히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 하긴 남자의 몸을 가지고 태어난 여자가 여자의 몸을 되찾고 싶은 건 그 정확한 이유를 따져 물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지 않나. 그런 감독의 균형잡힌 시선 덕에 영화는 보는 이에게 따뜻한 감정으로 다가온다. 

아쉬운 건 그러한 시도가 100% 효과적으로 작용할 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적정선을 잘 끌고가던 영화가 막판에 이르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그 선을 넘어서는 경우가 종종 목격되고 코미디의 호흡도 워낙에 생소해 이를 맞추기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하장사 마돈나>가 충무로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영화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06. 8. 16.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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