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시티>(24 City)


사용자 삽입 이미지급격한 현대화가 중국인에 미친 리얼한 삶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여준 지아장커가 신작 <24 시티>를 통해 극영화적 요소를 도입, 새로운 미학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24 시티>에서 지아장커는 <스틸라이프> <동> <무용> 등 극중 배경(이자 자신의 고향)이었던 샨사를 떠나 산업도시인 청두(成都)를 다룬다. 이곳을 연고로 성장한, 전국에 420개의 공장이 있어 ‘팩토리420’으로 불리게 된 대기업의 발달사를 통해 이 도시 시민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 제목이 ‘24 시티’인 이유는, 군수공장이었던 팩토리420이 냉전 종식과 함께 군수산업이 축소되면서 이 자리에 들어선 아파트의 이름이자, 일 년이 24절기라는 뜻과 함께 하루가 24시간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세 가지 의미의 제목처럼 영화는 청두 시민 3세대를 아우르며 8명 인물의 인터뷰를 통해 도시의 역사 속에 가려진 인물의 역사를 복원한다. 팩토리420의 발달사를 통해 중국 근대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한편, 현대화가 부여한 일상 노동의 리듬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온, 그리고 살아가는 이곳 시민들의 생생한 삶을 겹쳐놓는다.

지아장커 영화 속 익숙했던 샨사의 모습은 없지만 미시적인 중국인의 삶을 통해 자국의 역사를 돌아보는 방식에는 변화가 없는 탓에 청두 역시 샨사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변화는 형식에 있다. 이전까지 지아장커는 실제 인물, 즉 비연기자를 등장시켜 영화의 사실성을 더했다. 하지만 <24 시티>에서는 비연기자와 더불어 조안 첸(<마지막 황제> <색,계>)과 같은 전문 배우를 칭다오의 시민으로 분장시켜 조사한 각본대로 연기하게 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극영화인가, 다큐멘터리인가. 어느 것이든 상관없다.(지아장커는 이를 두고 ‘시네마’라고 했다.) <24 시티>가 다루는 건 중국의 역사지만 개인의 기억에 의지한 역사인 까닭에 허구적 요소가 이 경우에는 오히려 더욱 구체성을 느끼고 생생하게 다가간다는 것이 지아장커의 입장이다. <24 시티>는 역사와 기억의 접점 사이에서 영화의 의미를 다시금 질문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