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독제] <연애>

yeanae

“연애하러 갈까?” 청춘 남녀가 ‘썸’ 타는 중 했을 얘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콩닥콩닥 뛸지 모르겠다. 하지만, 노인 문제와 결부되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인천댁으로 불리는 화자는 할아버지들을 상대로 불법적인 ‘연애’를 하며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다가 이를 시기한 업계(?) 동료의 고발로 경찰에게 덜미를 잡힌다. 이때 단골 오빠인 중원이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한다. 그에 대한 답례로 중원의 집에 따라가 연애를 하던 화자는 볼일을 보러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배에 차는 오줌 주머니를 보고 마음이 불편해진다. 서둘러 중원의 집을 떠나면서도 화자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중원의 건강을 걱정해 전화를 걸지만, 통화가 되지 않자 화자는 불안해진다.

김석영 감독의 <연애>는 최근 한국영화가 주목하는 소재 중 하나인 ‘박카스 할머니’를 주인공을 내세워 절박한 생존의 문제와 더불어 죽음을 결부한다. 이를 노인 복지와 가족 붕괴와 같은 거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대신 화자와 중원의 사연에 밀착해 이들의 절박한 사연을 노출한다. 누구에게는 사랑일 관계가 검은 거래로 전락할 때, 특히 그 주체가 노인과 같은 약자일 때 이 사회는 쉬쉬하거나 부러 외면해왔다. <연애>는 화자와 중원의 우물 속 심정을 적나라하게 파고들어 은밀한 공간에 카메라를 갖다 대기를 서슴지 않는다. 극 중 내용과는 역설적인 제목이 주는 심정적인 거리감만큼이나 <연애>의 내용은 낯설지만, 그러므로 더욱 절실한 문제로 다가온다.

 

서울독립영화제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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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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