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독제] <우주비행사들>

astronut

영진과 영선(박용혁 배우가 1인 2역을 연기했다!)은 형제다. 쌍둥이지만, 그들이 놓인 처지는 정반대다. 형 영진은 이과 출신으로 자연과학을 연구한다. 문창과 출신의 동생 영선은 글을 쓰고 싶다며 취직 대신 시골집에 내려간다. 영진은 원하는 건 아니지만, 생계를 위해 연구실에 처박혀 교수님의 연구를 뒷받침하고 있다. 영선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던 중 스스로 죽음을 맞는다. 이전에 둘은 식당에서 만나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시골로 내려간다는 동생의 결정에 형은 말한다. “엄마 보험금도 다 떨어져 간다. 나 돈 없다.” 그러자 동생은 이렇게 받아친다. “반대로 생각해. 부양할 가족이 없잖아”

손경수 감독의 <우주비행사들>은 똑같이 생겼지만, 전혀 다른 길을 걷는 형제를 통해 우주의 신비에 접근한다. 삶은 살아 있는 동안에만 해당하는 개념이 아니다. 생(生)과 사(死)가 이어져야 완성되는 것이다. 그처럼 <우주비행사들>은 반을 접었던 종이를 펴듯 영진과 영선 형제가 마주한 혹은 나란히 걷는 이미지부터 동생 영선이 컴퓨터, 즉 온라인에 남긴 영상을 오프라인의 형이 바라보는 사연까지, 온통 대칭의 개념들로 채워져 있다. 그렇게 둘은 동일 선상에 놓여 있는 것 같아도 이를 가로지르는 각자의 시간이 삶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우주비행사들>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인터스텔라>의 상대성이론이 나오는 대목을 ‘쌍둥이 패러독스 Twin Paradox’ 버전으로 개비한 듯한 인상을 주는 영화다.

 

서울독립영화제 2016
(2016.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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