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서독제] <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The Emotional Society on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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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시대: 서비스 노동의 관계미학>(이하 ‘<감정의 시대>’)은 소모품으로 전락한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노고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다. 말이 좋아 노고지, 이 영화가 주목한 보육교사, 휴대전화 A/S 센터 엔지니어, 콜센터직원, 뷰티 매니저, 경호원, 마트 캐셔, 간호조무사, 패밀리 레스토랑 조리 및 서버, 스튜어디스가 처한 노동 환경을 감상(?)하고 있으면 ‘헬조선’의 실태가 민낯을 드러낸다.

지옥 같은 이들의 현실을 두고 ‘감상’이라 표현한 데에는 이 영화의 미학과 관계가 있다. <감정의 시대>는 이들의 직장을 직접 찾아가는 대신 인터뷰 내용을 내레이션으로 깔고 무용수를 캐스팅해 행위 예술로 직업적 고통을 묘사한다. 예컨대, 마트 캐셔로 분한 이가 작은 종이 상자 안에 몸을 구겨 넣은 그 위로 마트 상품이 폭력적으로 떨어지는 식이다.

그렇게 직업별로 2분 30초씩을 할애한 영화는 각각의 인물을 비추되 원테이크 원씬의 촬영을 고수한다. 불편한 자세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는 이들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해 체험토록 하는 것. 이는 <감정의 시대>가 지닌 태도와 질문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견딜 수 있겠는가?’ 다시 말해, 부조리와 불합리로 점철된 서비스업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호소이다.

 

41회 서울독립영화제
(2015.11.26~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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