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제목처럼 ‘창밖의 풍경’으로 시작해 ‘창밖의 풍경’으로 끝을 맺는다. 창을 통해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는 구도는 흡사 프레임(Frame)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사진사의 시선과 닮았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사진사다. 사진사는 학원 강사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동네에 새로 문을 연 옷가게 개업 파티에 놀러 갔다가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도 찍는다. 그뿐인가, 폐교를 찾아 모델을 앞에 두고 작품 사진을, 치과를 찾아 광고 사진을 촬영하는 등 셔터 누르기에 여념이 없다.
사진은 세상을 담아내는 작업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창(窓)이기도 하다. 사진의 창은 프레임이다. 다시 말해, 사각의 틀 안에 갇혀 있는 셈이다. 그래서 사진은 무엇을 보고 찍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사진을 찍는 건 순간을 포착하는 행위다. 이에 대한 극 중 대사가 의미심장하면서도 알쏭달쏭하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 있잖아요?”, “투명인간?”, “그렇죠, 근데 그 반대지?” 사진은 역설임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세상을 온전히 담으면서도 규격화하고 있는 그대로 촬영해도 사진가의 시선이란 주관이 개입한다. 사진이 세상을 포착하는 것 같지만, 실은 프레임 안으로 세상이 들어오는 것. 그게 사진이다. <창밖의 풍경>의 결말, 영화의 카메라는 사진사가 운전하는 자동차 안에서 뒤의 창을 오랫동안 응시한다. 그 창에서 세상은 시시각각 변한다.
41회 서울독립영화제
(2015.11.26~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