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JIFF] <시시비비>(Sisibi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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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是是非非’는 옳고 그름을 가지고 서로 따진다는 의미인데 <시시비비>는 이를 극 중 두 주인공의 내기 문제로, 더 나아가 극 중 현실과 실제 현실의 구분 문제로 능청떨듯 변주해간다. 재홍과 정섭은 지금 잔뜩 술에 취해 있는 상태다. 재홍의 헤어진 여자 친구 문제로 시작한 둘의 얘기는, 허벅지 굵기가 남성성을 대표 하네 아니네, 밤늦은 시간에 한강으로 통닭이 배달이 되네 안되네, 오줌발이 누가 더 세네, 누가 더 섹스를 오래 하네 마네, 술 취한 채 한강에 들어갈 수 있네 마네 등 끝까지 서로 간의 시비로 일관된다. 언뜻 봐서는 홍상수 영화에서나 볼 법한 남자들의 ‘찌질한’ 향연으로 비치지만 그들의 시비는 단순히 극 중에만 머물지 않는다. 배우 안재홍과 최정섭이 직접 그들 자신을 연기하다보니 극 중 이야기가 허구를 넘어 실제 사연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술 취한 연기라기보다는 진짜 술에 취한 느낌이랄까. 아닌 게 아니라, 영화의 결말에 이르면, 이들이 무명의 배우 생활을 하고 있음이 대화를 통해 드러난다. 그러면서 자신이 배제된 연기, 자신을 포함한 연기 운운하며 또한 시비를 가리니, 그것이 안재홍과 최정섭의 실제 사연이라는 심증이 굳어지는 것이다. 이중 안재홍은 홍상수의 <북촌방향>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 등장해 술 취한 연기를 선보이는데 그 또한 <시시비비>에서와 그대로 겹쳐져 흥미롭다.

14회 전주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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