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영화계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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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는 대기업 위주로 산업이 재편된 2004년을 즈음하여 흥행 숫자와 반비례해 메이저와 저예산 영화 간의 빈익빈 부익부의 양상이 해를 더할수록 심화되어 왔다. 2013년은 그 정점이자 한편으로 산업 내의 불공정한 배급과 수입 배분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도가 출발점에 선 해라고 할 만하다.

2013년은 상반기만 해도 거의 1억 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9849만 9579명) 가까운 사람들이 극장을 찾을 정도로 호황을 이뤘다. 그래서 사상 최초로 2억 명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 예상의 근거가 되는 지표들은 당연히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다. 올 초부터 <7번방의 선물>이 최종 스코어 12,807,677명을 기록하며 6번째 천만 영화로 등극했고 여름에는 <설국열차>가, 추석에는 <관상>이 모두 9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한국 영화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만약 이와 같은 흥행이 의미 있다면 그것은 수치보다 장르가 다양하게 분포되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언급한 영화들이 각각 가족, SF, 사극의 형태를 가져갔다면 그 외에 첩보물(<베를린>), 웹툰 원작(<은밀하게 위대하게>), 공포(<숨바꼭질>) 등이 장르의 편중 없이 고루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장르별로 타깃 관객층이 확실했다는 방증이기도 한데, 그와 같은 전략(과 작품의 선구안)으로 배급사 NEW는 CJ, 롯데, 쇼박스의 배급 3강구도 안에서 <7번방의 선물>을 비롯하여 <신세계> <감시자들> <숨바꼭질> 등으로 존재감을 확실해했다.

독립영화는 새로운 감성과 실험적인 연출을 앞세워 나름의 성과, 예컨대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지슬>처럼 예술적 성취를 이뤘다. 하지만 소수의 작품을 제외하면 여전히 충분한 상영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등의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단순히 상영의 문제에만 있지 않다. 보수가 강세를 보이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기라도 한 듯 <뫼비우스>는 청소년에게 해가 된다는 이유로 두 차례의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또한 <천안함 프로젝트>는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는 소재 때문인지 극장이 스스로 상영을 중단하는 등 표현의 자유가 훼손되는 사태에 직면했다.  

그래서 더욱 중요하고 절실해지는 것이 독과점 개선이다. 독과점 개선의 목적은 하나다. 상영 기회의 보장이다. 거대 예산의 영화에 맞서 작은 영화들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면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그에 대한 노력의 결과물이라 할 만한 것이 바로 공공적 성격의 배급사 ‘리틀 빅 픽쳐스’다. 제작자 협회 주도로 영화 산업 환경을 좀 더 합리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에 다름 아니다. 부율 문제 또한 같은 맥락 안에서 논할 수 있을 텐데 이미 CGV와 롯데시네마가 각각 7월과 9월 서울지역 한국영화 상영 부율을 10% 올려 45:55로 제작 생태계 개선에 동참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이제 출발일 뿐이다.  

맥스무비 매거진
201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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