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DVD 한정판


<괴물>의 한정판이 나왔다. 2006년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만큼 구성도 화려하다. 본편 외에 300분이 훌쩍 넘는 부가영상이 2장의 디스크에 빼곡히 담겨 있다. 특히 한국 영화사상 전대미문의 캐릭터인 괴물의 창조과정 및 연출 작업에 집중한 서플먼트는 과연 기대했던 바를 ‘지대로’ 충족시켜준다.


한강에 나타난 괴생물체와 사투를 벌이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괴물>에서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괴물은 영화의 시작이자 존재의의. 이를 위해 류성희 미술감독의 권유로 참여하게 된 장희철 크리처 디자이너는 괴물을 ‘디자인’하였고, 이를 토대로 <반지의 제왕><킹콩>으로 유명한 웨타 워크샵이 괴물의 ‘모델링작업’을 담당했으며, <쥬라기 공원><맨인블랙2>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캐빈 래퍼티의 총감독 하에 <해리포터와 불의 잔><슈퍼맨 리턴즈>의 오퍼너지가 ‘CG 작업‘을 맡아, 현실에는 없는 그러나 스크린 속에 살아 숨 쉬는 생물체를 창조하였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이와 같은 괴물 제작 과정이 ‘괴물 탄생’과 ‘괴물 제작’으로 나뉘어 스케치에서부터 실제 영상까지 19개의 챕터 속에 세세히 소개된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스크린 속 괴물의 영상만을 따로 모아 봉준호 감독이 직접 코멘터리를 첨부한 ‘괴물은 왜 그랬을까’  괴물의 변천과정은 물론 잡아온 사람을 왜 은신처에 모아두는지, 왜 이 시점에서 뼈를 토하는지 등 해부학적으로 분석한 이 코너를 통해 영화에서는 알 수 없었던 괴물의 심리와 행동유형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괴물>에 출연한 배우, 연출진들이 CG로 창조된 괴물과 실제상황으로 호흡을 맞출 수는 없는 법. 그 비밀은 세 번째 디스크에서 풀린다.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건 아니다. 그저 괴물의 움직임을 임의로 상정해 봉준호 감독의 지시에 따라 ‘허공에 삿대질하듯’ 배우는 연기하고, ‘맨땅에 헤딩하듯’ 촬영 팀은 카메라를 돌린 것. 웃음이 터지는 광경이지만 이들은 얼마나 힘들었던지 제작부의 가장 절망적이고 억울했던 순간이 ‘한강 한풀이’에 가감 없이 표현된다. 1,300만 관객이 본 영화는 이런 과정 끝에 탄생하게 되었다.


<괴물> 한정판이 중요하게 평가받는 건 단지 역대 흥행 1위의 작품이 출시됐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다. 한국영화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지만 여전히 취약한 부분이 많다. 그중 하나의 길을 개척한 <괴물>은 그런 의미에서, 연출 과정을 체계화해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이 땅에는 여전히 제2, 제3의 <괴물>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괴물>의 귀환이 아주 특별하게 느껴지는 건 이 때문이다.


(2007. 1. 11.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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