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어게인>(17 Again)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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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할리우드에는 ‘트윈무비’(tween movie)의 돌풍이 거세다. 트윈은 8~13살까지 초등학생 정도의 나이를 지칭하는 할리우드의 신조어로, 소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청소년이라고 부르기도 모한 그 사이(Between)에 낀 세대를 가리킨다. 컴퓨터에 능숙한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영화, 음반, 서적에 대한 정보를 얻으며 이를 토대로 엄청난 구매력을 자랑하는데 트윈무비는 바로 이런 세대를 겨냥해 만든 작품이다.


잭 애프론, 트윈세대의 브래드 피트

트윈무비의 원조로는 <헤어스프레이>(2006)와 <하이스쿨 뮤지컬: 졸업반>(2008, 이하 <하이스쿨 뮤지컬>)이 꼽힌다. 특히 10대를 겨냥한 TV쇼를 영화화한 <하이스쿨 뮤지컬>은  트윈무비가 자리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이었다. 평론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2억 5천만 불의 흥행 수익을 올릴 만큼 트윈무비의 폭발력을 증명했던 셈이다. 트윈세대들이 열광하는 춤과 노래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그들만의 스타’랄 수 있는 십대 배우를 캐스팅한 것이 주요했는데 그때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가 바로 잭 애프론(Zac Efron)이었다.

트윈무비에서 잭 애프론은 브래드 피트 급의 대접을 받는 대형스타다. <헤어스프레이>를 통해 두각을 나타낸 그는 <하이스쿨 뮤지컬>의 큰 성공과 함께 하이틴 스타로 자리 잡았다. 그의 세 번째 트윈무비 출연작으로 기록될 <17 어게인>은 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제작 당시부터 트윈세대들에게 큰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아니나 달라, 지난 4월 17일 미국에서 개봉한 <17 어게인>은 트윈세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러셀 크로우, 벤 애플렉, 헬렌 미렌 등 쟁쟁한 스타들이 출연한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를 흥행 수익 1천만 불 차이로 가볍게(?)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잭 애프론에게 <17 어게인>은 <하이스쿨 뮤지컬>에 이어 두 번째로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작품이었다. 이와 같은 결과가 잭 애프론의 입장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은 <하이스쿨 뮤지컬>의 흥행 공식을 그대로 따른 청춘 뮤지컬 영화 <풋루스>의 출연을 고사하고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겠다며 선택한 영화가 바로 <17 어게인>이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무대의 전설 같은 작품을 영화화한 <풋루스>는 소위 흥행이 보장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 이를 뿌리친다는 것은 곧 모험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잭 애프론은 <17 어게인>이 개봉과 함께 흥행에 성공하면서 흥행 배우로서 티켓 파워를 증명한 것은 물론 연기자로의 변신에도 성공했다는 평을 받으며 생애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17 어게인>, 마냥 가볍지 않은 트윈무비

그런 잭 애프론의 노력 덕분인지 <17 어게인>은 현지 평론가들로부터도 나쁘지 않은 평을 받고 있다. 그 이전까지 트윈무비라고 하면 평론가들에게는 트윈세대를 겨냥한 한철 장사로 비춰질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지 못했는데 ‘내가 예상한 것보다 조금 더 놀라운 이야기와 조금 더 나은 연기를 보여주는, 재미있고 무해한 PG-13 등급 오락물’, ‘잭 애프론 표 코미디는 많은 웃음을 제공하는 한편 인생의 교훈까지 전달한다.’, ‘이 매력적인 영화를 즐기기 위해 구지 잭 애프론의 팬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등등 <17 어게인>은 예외라고 해도 좋을 만큼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17 어게인>은 제목에서 쉽게 예상할 수 있듯 나이 먹은 주인공이 열일곱 살 시절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만약에 내가 열일곱 살로 돌아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나의 현재는 장밋빛으로 바뀔 수 있을까? 올해 37살인 마이크 오도넬(매튜 페리)은 삶이 야속하기만 하다. 고교시절 전국을 휩쓸던 농구스타였던 그가 대학 스카우트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여자 친구 스칼렛과의 사랑을 택했건만 20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은 그가 그렸던 미래가 아니다. 한때 죽고 못 살았던 스칼렛과는 마음이 맞지 않아 오랫동안 별거 상태에 있고 아이들은 그런 아빠를 인생낙오자라며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오늘따라 내 인생은 왜 이리 초라한 걸까. 좋았던 과거를 회상하기 위해 오랜만에 고등학교를 찾은 마이크는 갑작스런 폭풍우에 집으로 귀가하던 도중 다리 위에서 자살하려는 청소부를 구하려다 그만 추락하고 만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37살의 마이크는 온데간데없고 17살의 마이크(잭 애프론)가 거울 속에 비치니, 다시 한 번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며 인생의 참 뜻에 대해 깨달아 간다.

트윈무비가 평론가들의 반감을 산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트윈세대를 자극하기 위해 경쾌한 춤과 노래를 이야기 맥락에 상관없이 남발한데 있다. 이와 달리 <17 어게인>의 이야기 구성은 현명하다. 17살 시절과 35살 시절이 구분되어 있어 각자 나이에 걸맞은 테마를 설정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17살의 마이크로 하여금 트윈세대가 열광하는 잭 애프론의 매력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이야기를 선보인다면 35살의 마이크를 통해 트윈세대의 부모들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묵직한 교훈을 전달하는 것. <17 어게인>에 따르면 척박한 현실에 찌든 아버지에게도 꽃띠 시절의 청춘이 있었으니, 생기 넘치는 17살도, 세상살이에 숨 막힐 것 같은 35살도 모두 삶의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배우 캐스팅에 있어서도 <17 어게인>은 세대별 스타 캐스팅이 눈에 띤다. 잭 애프론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35살의 마이크는 TV시트콤 <프렌즈>의 챈들러로 출연, 1970년대 생들에게 열광적인 인기를 이끌어낸 매튜 페리가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런 점에서 <17 어게인>은 부모와 자식세대를 아우르는 명실 공히 가족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트윈세대를 공략하는 한편 그들의 부모까지 겨냥한 <17 어게인>은 앞으로 트윈무비가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모범적인 선례로 기억할만한 작품인 것이다.       


균형을 기조로 삼은 음악 구성

<17 어게인>의 OST는 트윈세대와 그들의 부모세대를 모두 겨냥한 작품답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선, 즉 ‘균형’을 기준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역시나 젊은 기운이 돋보인다. 록, 댄스, 일렉트로닉, 레게, 스카, 랩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자유분방함을 드러낼 뿐 아니라 젊음 음악만이 구사할 수 있는 쿨한 사운드를 강조하는 것이다.

자칫 가볍게만 보일 수 있는 앨범에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각각의 곡마다 나름 깊이와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이들 곡의 레이블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하다. subpop, metador, epitaph 등 인디정신의 계보를 잇는 레이블에서부터 EMI, VIRGIN, WARNER 등등 메이저 레이블까지 가세한 라인업은 <17 어게인>의 OST가 균형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영화의 성격상 깊이를 구현하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사운드의 가벼움은 가사의 진중함이, 가사의 무거움은 사운드의 발랄함이 상호보완하며 어느 정도의 탄탄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예컨대, ‘On My Own’의 경우, 레게풍의 가벼운 팝이지만 인생은 자기 자신의 것이라는, 영화와 상통하는 메시지를 공유하고 있으며 캣 파워의 ’The Greatest’는 다소 우울하고 공허한 감성의 곡을 통해 경주용 자동차처럼 질주하는 이야기에 시의적절한 브레이크 역할로 기능한다.

<17 어게인>의 OST를 담당한 이는 벅 데이몬(Buck Damon)으로 트윈무비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하이틴무비의 음악감독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스텝 업2-더 스트리트> <27번의 결혼리허설> <스텝 업>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벅 데이몬은 경쾌하게 달리는 하이틴 음악에 잠시간 여유를 불어넣을 줄 아는 음악감독으로 평가받는다. <17 어게인>의 음악감독으로 그를 선정한 데에는 균형을 최우선으로 삼는 영화와 기조와 정확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음반을 특별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장르의 속성상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나름의 지향점을 찾아 균형을 맞춘 것은 이 앨범의 최고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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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Again>
BOOKLET

“<17 어게인>(17 Again) OST”에 대한 3개의 생각

  1. < 하이스쿨뮤지컬 : 졸업반>은 제목에서 보이듯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편이에요. 다만 1, 2편이 TV영화였고 3편이 극장용으로 제작되면서 규모를 키웠죠. 잭 에프런이 < 헤어스프레이>에서 ‘최고의 킹카 링크’를 연기할 수 있었던 것도 실은 그 이전에 < 하이스쿨 뮤지컬>, < 하이스쿨 뮤지컬 2>가 있었고 이것이 어마어마한 히트를 쳤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 헤어스프레이>를 통해 두각을 나타냈다”고 하시니 뭔가 좀 어긋나는 느낌, 억울해지는 느낌이랄까요.

    < 하이스쿨뮤지컬 : 졸업반>은 말하자면 전작들의 극장판 팬서비스에 가까울 정도죠. 그마저도 1, 2편의 귀엽고 앳된 잭 에프런(심지어 이 귀여움은 < 헤어스프레이>에서도 일정 정도 남아있는데)을 기억하는 팬들이 “애가 이젠 완연히 남자가 되었어! 너무 컸어!”라며 당혹감을 표할 정도랍니다. 국내에선 1편, 2편이 DVD로도 진작 출시가 됐었는데, 아이들 영어공부를 위한 최고의 텍스트로 특히 젊은 엄마들한테서 각광받고 있더군요.

    1. 옵스! N님 설명 들으니 그러네요. 제가 자료 조사에 소홀했슴돠. ㅜㅜ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해요. 근데 < 하이스쿨 뮤지컬: 졸업반>은 곧 개봉한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2. 에궁, 나뭉님 댓글을 이제사 봤다능…
      < 하이스쿨 뮤지컬 : 졸업반>은 이미 올해 2월에 개봉을 했습니다. 프레시안에선 심지어 특별기사도 내보냈었죠.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224175306&section=07

      그러나 흥행은 역시나 별로였던 듯. 1, 2편이 국내 케이블에서도 방영이 됐던 터라 꽤 이슈가 될 줄 알았는데 그냥 조용히 지나갔어요. 전 이 < 졸업반>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이후에 1, 2편을 다 찾아봤답니다. 1편이 정말 재밌어요. 나뭉님 글에 굳이 태클댓글(!)을 단 것도 실은 제가 이런 장르 영화를 꽤 귀여워하며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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