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아닌, 제작자로 한국을 찾은 유덕화


유덕화가 이번에 한국을 찾은 것은 영화 홍보 때문이 아니다. 제11회 부산 국제영화제의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 상’을 수상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신인감독과 연기자 발굴에 힘써온 그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한 것. 그래서 이번엔 배우가 아닌 제작자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그에게서 현재 홍콩영화가 처한 문제점을 돌파하기 위한 ‘제작자’ 유덕화에 대해서 들었다.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 상을 수상한 것을 축하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은 것이 너무너무 기쁘다. 무엇보다 부산 국제영화제가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 상이라는 부문을 만든 것에 대해서 큰 감동을 받았다. 우리가 새로운 영화인들을 발굴하지 않는다면 영화 전체에 대한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지금껏 많은 신인감독과 배우들을 발굴해 키워왔고 앞으로도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메이드 인 홍콩>도 그렇고 11회 부산 국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된 <크레이지 스톤>까지 제작자 유덕화는 아시아 독립영화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딱히 갈라서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장르의 영화든지 그것을 보는 사람들을 위해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어떤 감독들은 예술성과 상업성을 무시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고집해서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에 영화계의 상황이 좋다면 그런 작품들이 운 좋게 계속해서 만들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위험한 경우는 영화시장이 축소되었을 때 그런 작품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관객 위주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영화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을 한다.


안 그래도 오래전부터 홍콩 영화계는 침체기다. 이런 상황이 제작자로 나서게 된 계기였나?
특별히 홍콩 영화가 침체되어 있어 다시 살리고자 하는 마음에 제작자로 나선 것은 아니다. 영화산업은 부침이 잦아서 잘 될 때도 있고 좀 안 될 때도 있고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노력은 잘 될 때던지 상황이 좋지 않을 때든 언제든지 누군가는 꼭 해야 되는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인들 자신이 미래를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지 어떤 상황이 닥쳐와도 문제없이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방문은 제작자로 온 것이기도 하지만 현재 <삼국지-용의 부활>을 찍고 있다. 그 지치지 않는 열정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가?
어렸을 때부터 세계 각국의 영화를 찾아서 많이 봤을 정도로 천성적으로 너무너무 사랑한다. 게다가 운이 좋아서 내가 사랑하는 영화가 일이 되었다는 게 그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한 가지, 나에게 힘을 주는 게 있다면 변함없는 관객들의 사랑, 이것이 지금껏 20년 동안 이 길을 걸어오게 한 큰 힘이 돼주었다.


맞다.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팬들, 특히 젊은 팬들이 많다.
사실 나도 궁금하다. 그런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나를 알고 나를 좋아할까, 정말로 내 영화를 보고 나를 좋아하는 걸까 내가 생각해도 참 신기한 현상이다. 실례지만 기자 나이가 몇 살인가? 내 영화를 본 적이 있나?

서른 세 살이다. 당신이 데뷔한 <지존무상>부터 <아비정전>, <천장지구> 최근 가장 히트를 한 <무간도>까지 많은 작품을 보았다. 그런데 지금 아주 젊은 사람들이 배우 유덕화를 좋아하는 건 <무간도>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지금 젊은 팬과 기자가 학생일 때 같은 점이 있다면 <아비정전>도 양조위, 유덕화 주연,  <무간도>도 양조위, 유덕화 주연이라는 거다. 이걸 다른 측면에서 보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십년이 다시 지나 나를 사랑해준다면 그것처럼 고마운 것도 없지만 다시 보면 새로운 스타가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을 육성하는 일에 더 힘을 쏟는 거다. 


사실 요즘에 홍콩의 새로운 감독을 보는 것도 힘들어졌다.
맞다. <아비정전>이랑 <무간도>를 비교해 보았을 때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무간도>의 연출을 맡았던 유위강 감독이 <아비정전>의 두가풍 촬영감독의 촬영보조였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현재의 홍콩 영화계의 상황에서는 이 계보를 이어갈 감독과 배우들의 출연이 많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당신에게서 홍콩영화계가 처한 절실함이 느껴진다.
홍콩영화계의 문제점 중 하나가 또 뭐냐 하면,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신인으로 시작해서 유명한 배우가 될 때까지 유지를 해나가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시장이 작기 때문에 흥행을 고려하게 될 때 매번 나나 양조위, 주성치, 장학우 등 검증된 배우들만 찾는 경우가 빈번하다. 내가 신인감독들을 길러내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신인감독들의 작품을 통해서 신인배우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2006. 10. 13. <스크린> Photo by 임아원)

“배우가 아닌, 제작자로 한국을 찾은 유덕화”에 대한 1개의 생각

  1. 갈수록 멋있어지는 류더황와 허남웅님… 남웅님, 머지않아 알파치노나 로버트 드니로도 이너뷰 할 것 같습니다. 그려. 부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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