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알기를 돌같이 하는(?) 데이비드 린치나 우디 알렌 같은 감독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DVD는 감독들에게 엄청난 창작의 권한을 선사한 것이 사실이다. 그중 DVD를 통해 심하다싶을 정도로 자신의 작품을 완벽하게 손보고 또 영화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하려는 이가 있으니, 바로 리들리 스코트 감독이다.
<킹덤 오브 헤븐>이 ‘디렉터스컷’으로 출시되었다. 충분히 예상한 일이다. <블레이드 러너>의 경우,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계속적인 수정을 가하며 여러 번의 DVD로 출시한 건 이미 유명한 일화.
그뿐인가, 리들리 스코트의 작품만을 전담하며 DVD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찰스 드 로지리카의 도움 하에 <결투자들><델마와 루이스><한니발><글래디에이터><블랙 호크 다운> 등 그의 대다수 작품이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출시가 된 전력이 있다.
그중 십자군 전쟁을 소재로 한 영웅 이야기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컷은 리들리 스코트 DVD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본편과 서플먼트를 합쳐 도합 9시간 27분 분량의 타이틀 재원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이 난의 페이지가 벅차게 느껴질 정도.
4장의 디스크에 담겨 나온 이번 타이틀은 우선, 극장 판에 약 50분을 추가하고 영화 전체를 다시금 편집함으로써 194분 분량의 본편으로 다시금 태어났다. 전체 맥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디테일을 늘려 극장에서 영화를 본 관객이라도 새로운 느낌이 들게끔 하였다. 하지만 이번 타이틀의 진가가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은 2장으로 구성된 서플먼트 부분이다. 영화 제작 과정을 여섯 개의 파트로 구분하여 각각의 다큐멘터리, 동영상 자료, 사진 자료, 텍스트 자료, 스태프의 음성 해설 등 다채롭고 방대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는 것.
특히 <킹덤 오브 헤븐>의 메이킹 다큐멘터리는 ‘Interactive Production Greed’라 하여, 각 단계별 영화 공정 과정이 감독, 스텝, 배우로 나눠져 9개의 섹션으로 꼼꼼하게 소개된다. 총 1시간 23분에 달하는 상영시간 안에 영화의 아이디어가 제시된 개발 단계에서부터 프리 프로덕션 단계와 본격적인 촬영 그리고 후반 편집단계까지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하나도 빠짐없이 인터뷰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한마디로 <킹덤 오브 헤븐> 디렉터스컷은 영화 DVD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타이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 9. 14. <스크린>)
순전히 배우 때문이에요. 정말. 저영화는 아무리 이쁘게 봐주려고 해도 정이 안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