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스>의 다니엘 래드클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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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는 캐스팅으로 작품의 목적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혼스>가 그런 경우다. <혼스>는 머리에 뿔이 난 주인공 이그가 여자 친구의 살해 누명을 쓴 후 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변을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악마성을 다룬다.  

이그를 연기한 인물은 다름 아닌 다니엘 래드클리프.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동그란 알의 안경을 끼고 마법의 지팡이를 휘두르면서 ‘익스펙토 패트로눔’ 주문을 외쳐대던 바로 그다.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이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후 자신에게 덧씌워진 해리 포터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벌여왔다.

공교롭게도 올해 하반기 한국에서는 다니엘 래드클리프 주연의 영화 세 편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다. <킬 유어 달링>과 <왓 이프>와 <혼스>다. 이들 영화는 모두 장르도 다르고, 무엇보다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연기한 인물들의 외양이나 성격이 전혀 딴판이다.

<킬 유어 달링>은 1940년대를 배경으로 미스터리한 관계를 다룬 작품이다. 여기서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천재시인으로 이름을 알리기 전의 앨런 긴즈버그를 연기하며 컬럼비아 대학교 신입생 시절 만난 남자 친구와 사랑을 나누는 연기를 펼친다. 다니엘 래드클리프 최초의 로맨틱 코미디라 할만한 <왓 이프>에서는 애인 있는 여자 친구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남자로 등장, 옷을 홀라당 벗고 전라를 드러낸 과감한 연기에 도전했다.

압권은 <혼스>다. 여기서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악마’다. 사람 마음속에 감춰진 나쁜 마음을 고백하게 만드는 능력을 지녔으며 수십 마리의 뱀들을 휘하에 거느리고 이제나저제나 자신의 여자 친구를 살해한 진범을 찾아 복수할 생각에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살아생전 여자 친구와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표현하기 위해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19금’ 베드신도 마다치 않았다.

그런 과감한 연기 덕일까, <혼스>에서 이그를 연기한 그에게서 해리 포터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어 보인다. 영화의 말미에는 불에 타 재로 남은 이그의 모습으로 등장, 관객이 기대할 법한 일만의 온순한 해리 포터의 이미지마저 연기처럼 날려버린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큰 인기를 얻은 아역 배우 출신들이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기 위해 고전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목격한다. 그에 반해,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꽤 이른 시일 안에 성인 연기자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차기작 목록을 살펴보면, 프랑켄슈타인의 비서로 출연하는 <프랑켄슈타인 Victor Frankenstein>, 성인 코미디 연출의 대가 쥬드 애파토우가 메가폰을 잡은 <트레인렉 Trainwreck>, 천재 도둑들의 사기 행각을 다룬 <나우 유 씨 미 2 Now You See Me: The Second Act> 등이 포진되어 있다. 모두 해리 포터의 이미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인물과 영화다. 후에 다니엘 래드클리프를 평가할 때 <혼스>는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터닝 포인트와 같은 작품으로 재조명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맥스무비
(2014.12.18)

2 thoughts on “<혼스>의 다니엘 래드클리프”

  1. 아…이게 영화로 나왔군요. 원작을 재미있게 읽었었죠. 스티븐 킹의 큰 아들 ‘조 힐 (킹)’이 원작자… 다니엘레드클리프라니 원작에서 읽었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1. 개봉 했는데 벌써 iptv로 넘어 왔어요 ^^; 영화는 호불호 엄청 갈리는데 라이님은 좋아할 것 같아요. 조 힐 소설 정말 재밌죠, 혹시 < 하트모양상자> 안 읽으셨다면 강추! 라이님 메리 크리스마스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만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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