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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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하 <마법사의 돌>)로 시리즈가 시작된 지도 어언 8년.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이하 <혼혈 왕자>)로 돌아온 우리의 주인공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와 론 위즐리(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엠마 왓슨)는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니다. 이미 이들은 전작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하 <불사조 기사단>)을 통해 성인의 길목에 들어선 터다. 해리가 초 챙과의 러브스토리를 통해 첫 키스를 경험한 건 ‘해리와 아이들’의 성인 선언에 대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는 아이들을 위한 영화로 각인돼왔던 시리즈가 막바지에 다다랐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우리는 더 이상 아이가 아니에요

<해리 포터>의 여섯 번째 작품 <혼혈 왕자>는 볼드모트(랄프 파인즈)와의 최후의 결전을 위한 마지막 미션을 다룬다. 호그와트와 머글 세계를 위협해오는 어둠의 세력이 강력해지자 덤블도어 교수(마이클 갬본)는 해리 포터에게 특명을 내린다. 볼드모트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이자 그의 영혼을 나눠놓은 7개의 호크룩스(죽음을 피하기 위해 사악한 어둠의 마법으로 자신의 영혼을 담아두는 물건)를 파괴하도록 한 것. 이를 위해 대장정의 길을 나선 해리는 자신과 볼드모트가 얽힌 관계의 비밀을 알고 있는 ‘혼혈 왕자’를 만난다. 그를 통해 해리는 마법 실력을 한 단계 높이지만 커다란 시련을 겪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선과 악이 벌여온 전쟁은 해리나 볼드모트 중 한 명이 죽어야만 끝난다는 죽음의 예언을 접하기에 이른다.

<혼혈 왕자>는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거대한 스펙터클을 전시하는 작품이다. 그것은 단순히 해리 포터를 위시한 덤블도어 군대와 볼드모트의 죽음을 먹는 자들의 전쟁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마법세계와 현실세계를 아우르는 스케일은 물론이요, 아이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질풍노도의 시기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결국 감독인 데이빗 예이츠의 말을 빌면, “성인으로 가는 길목에서 저항과 이해를 통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법과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거대한 이야기”로 귀결된다.

안 그래도, 데이빗 예이츠 감독은 크리스 콜럼버스(<마법사의 돌><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이후 처음으로 두 편(<불사조 기사단><혼혈 왕자>)의 시리즈를 연출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그뿐이 아니다. <혼혈 왕자> 후속편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이하 <죽음의 성물>) 1편과 2편 모두 그가 맡기도 결정됐다. 데이빗 예이츠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연출을 맡은 감독인 셈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불사조 기사단> 전까지 주인공들은 천방지축의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작품마다 감독을 교체하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후 데이빗 예이츠에게로 고정된 건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이야기가 일관성이 있기를 바란 제작사 측의 바램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해리 포터‘ 시리즈는 <불사조 기사단> <혼혈 왕자>를 전후해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을 갖는다. 이전까지 작품이 판타지에 방점이 찍혔다면 <혼혈 왕자>를 기점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스릴러 영화를 지향하면서 좀 더 현실적인 색채를 띤다는 점이다. 마법의 위대함을 뽐내는 이야기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과 책임감을 깨닫는 이야기로 변모한 <혼혈 왕자>는 아이의 몸과 의식 속에 갇혀 있던 우리의 주인공들이 미성숙의 껍질을 깨고 본격적으로 성인임을 드러내는 영화인 것이다.


우리에겐 사랑이 필요한 거죠

<혼혈 왕자>는 주인공들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해리와 초 챙의 키스로 화제를 모았던 <불사조 기사단>이 로맨스를 수줍게 펼쳐 보였다면 <혼혈 왕자>는 해리 뿐 아니라 론과 헤르미온느까지 영화 전반에 걸쳐 로맨스의 기운이 물씬 묻어나는 것이다.

이는 친구 사이였던 해리, 론, 헤르미온느의 관계가 성장과 맞물려 더욱 복잡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 챙과의 첫 사랑에 실패한 해리는 론의 여동생 지니(보니 라이트)에게 끌리게 되고 론은 자신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표하는 라벤더 브라운(제시 케이브)과 연인사이로 발전한다. 그렇다면 헤르미온느는? 그동안 시리즈를 통해 감정을 의심받았던 론과 헤르미온느의 관계는 <혼혈 왕자>를 통해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론에게 마음을 품고 있던 헤르미온느는 홀로 남겨지면서 질투를 느끼지만 라벤더와 사랑을 나누랴, 동생인 지니와 해리의 사랑을 경계하느라 론은 이를 눈치 채지 못하는 것이다.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에게 로맨스는 새로운 장벽이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찾아온 어둠의 세력의 위협에 마법으로 돌파했지만 사랑에는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 새롭게 찾아온 사랑에 대한 두려움, 짝사랑과 질투 등 복잡하고 미묘한 연애관계는 이들이 맞닥뜨리는 또 하나의 미지의 영역이다. 그리고 그 속에 발을 내딛으며 성인으로서의 새로운 세계를 맞이한다. 그야말로 <혼혈 왕자>에서 해리, 론, 헤르미온느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폭넓은 성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극중 캐릭터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은 현실에서 결코 용감하지도 않고 사랑에서 시련을 겪지도 않았어요. 다만 영화와 함께 성장했고 그만큼 성숙했죠.”

해리를 연기한 다니엘에게도, 론을 연기한 루퍼트에게도, 헤르미온느를 연기한 엠마에게도 <혼혈 왕자>는 극중에서 그들이 겪었던 사랑처럼 자신들의 성장을 확인한 로맨틱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들은 현실에서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 연극 <에쿠우스>의 전라 연기로 한바탕 곤혹을 치렀던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디셈버 보이즈>와 같은 독립영화에도 출연하며 성인연기에 박차를 가했고 루퍼트 그린트는 영화는 물론이고 록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는 등 전방위적인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엠마 왓슨은 자신의 사생활 보호가 더욱 중요하다며 ‘해리 포터‘ 시리즈를 끝으로 배우 생활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다니엘 래드클리프와의 열애설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혼혈 왕자> 이후에도 두 편의 작품이 더 남아있지만 한편 한편의 영화가 끝날 때마다 아쉬움이 드는 이유는 뭘까. 이들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까닭에 작품마다 그 시대에만 보여줄 수 있는 얼굴이 담겨 있는 까닭이다. 그중에서도 <혼혈 왕자>가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이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변화의 시간이 눈에 띄게 이뤄졌기 때문일 터다.


판타지에서 스릴러로 변모한 음악

<혼혈 왕자>의 음악은 데이빗 예이츠 감독의 오랜 영화 동지인 니콜라스 후퍼가 맡았다. <불사조 기사단>부터 ‘해리 포터’의 영화음악에 참여한 그의 음악은 이전 시리즈와는 궤를 달리했다. 놀이동산 풍의 판타지 색채를 최소화하면서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위주의 음악으로 변화를 꾀한 것. 이는 극중 주인공의 성장에 따른 영화적 전략에 맞춘 음악선곡이기도 하다. 그래서 <혼혈 왕자> 앨범은 전반적으로 클래식한 기조 속에 뉴에이지적인 요소를 살린 구성을 취하고 있다. 신비로운 가운데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가져가는 것. 그럼으로써 불편함이나 마음 졸임보다는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유도함으로써 치유의 순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는 <마법사의 돌> <비밀의 방>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존 윌리엄스와는 다른 면모이기도 한데 변화한 시리즈의 기조에 맞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데이빗 예이츠는 <혼혈 왕자>의 앨범을 두고 “음악을 통해 아이들이 겪는 극중 경험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의도했고 무엇보다 <불사조 기사단> 이후 시리즈를 관통하는 감정적 파고를 거대하게 전달하려 애썼다.”고 말한다. 예이츠는 이후 두 편의 <죽음의 성물>에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음악의 일관성 또한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니콜라스 후퍼는 데이빗 예이츠 감독의 TV영화 <영 비지터스>로 BAFTA TV 최우수영화음악상을 수상하며 명성을 날렸고 최근에는 러셀 크로우 주연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로 진가를 발휘하기도 했다. 주로 영국에서 활동했는데 극영화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방식> <걸 인 더 카페> <하트 오브 미>와 다큐멘터리 <랜드 오브 타이거> 등 니콜라스 후퍼는 다양한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불사조 기사단>을 통해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영화음악가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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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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