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정(이하 ‘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오늘의 영화 소개해주시겠어요.
허남웅(이하 ‘허’) 예,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영화는 알렉산더 아야 감독의 <피라냐>(8월 26일 개봉)입니다.
최 ‘피라냐’라고 하면 식인 물고기를 말하는 거죠?
허 예, 맞습니다. 식인 물고기입니다. 이 피라냐는 실제로는 남아메리카에서 서식하고 있는데요. 영화 <피라냐>에서는 미국의 한 호수에서 나타난다는 설정입니다. 그 호수에 지진이 발생하면서 호수 아래의 호수 하나가 더 발견되고 그곳에서 200만 년 전에 사라졌던 피라냐 중 가장 포악한 레드 피라냐가 살고 있다는 겁니다. 얘들이 지진으로 인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때맞춰 일군의 청춘남녀들이 봄방학을 맞아 이 호수로 놀러옵니다. 그리고 너무 당연하게도 굶주린 피라냐들의 이 청춘남녀를 상대로 한 피의 만찬이 시작됩니다.
최 공포영화 시즌에 나올법한 영화네요.
허 그렇죠. 그런 이유도 있고요, 또 요즘 할리우드가 과거의 공포영화를 리메이크 하고 있는 게 유행이잖아요. <피라냐> 역시 그런데요. 과거에 이미 만들어진 적이 있는 영화입니다. <그렘린> 시리즈로 유명한 조 단테 감독이 1978년에 <피라냐>라는 제목으로 영화를 만들었고요. 흥행 성공에 힘입어서 1981년에는 속편인 <피라냐2>가 만들어졌는데요. 그때 감독이 누군지 아세요? 바로 지금은 <타이타닉>과 <아바타>로 세상의 왕이 되신 제임스 카메론입니다.
최 굉장히 유명한 시리즈인가 봐요?
허 예, 그렇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만들어졌던 <피라냐>와 <피라냐2>가 모두 흥행에 성공한 건 아니고요. <피라냐2>의 경우에는 거의 졸작에 가깝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데뷔작인데, 정말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고요. 그래서 이번에 개봉하는 <피라냐>는 1978년에 만들어진 조 단테의 <피라냐>의 리메이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온 건 아니고요. 원래 이런 종류의 영화에 이야기가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2010년 버전 <피라냐>는 피라냐가 펼치는 무자비한 도륙 장면과 또 젊은 남녀의 싱싱한 육체를 전시하는데 열과 성의를 다한 원작 <피라냐>의 설정과 콘셉트만을 가져왔다고 이해하시면 될 거에요.
최 그럼 이번에 개봉하는 <피라냐>의 감독은 어떤 연출자인가요?
허 아마도 이 감독 좋아하시는 분들 꽤 될 텐데요. <피라냐>의 감독 알렉산더 아야는 <익스텐션>과 <힐즈 아이즈> 등의 공포영화로 유명한 감독입니다. 프랑스 출신인데 고어영화에 장기를 보이면서 할리우드의 눈에 든 경우인데요. 대개 할리우드로 갔다가 자신의 장기를 살리지 못하는 감독이 많은 것에 반해 알렉산더 아야는 <피라냐>에서 타협이고 자시고 할 것 없이 자신의 주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이 영화는 상영 시간이 90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은데 전반부는 헐벗은 남녀 육체를 전시하는데 열과 성의를 다하고요, 후반부에는 헐벗은 젊은이들을 상대로 피라냐들이 펼치는 학살에 정성을 다합니다.
최 눈요기하기에는 좋은 영화 같네요.
허 그런 건 있어요. 천박하고 퇴폐적으로 놀아나는 미국 식 파티문화에 대한 징벌이라고 할까요. (실제로 극중 성인영화 제작자는 성기가 뜯기고 여배우는 가슴 보형물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근데 이런 오락영화에서 누가 그걸 생각하겠어요. 정말 볼거리 하나 만큼은 뛰어난 영화입니다. 사실 <피라냐>의 원제는 <Piranha 3D>인데요. 최근 많은 3D 영화들이 나오고 있잖아요. <피라냐> 만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3D 카메라가 피라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물 속으로 들어가는데 2D로는 묘사하기에 좀체 힘들었던 수중에서의 폐쇄감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고요. 그 때문에 피라냐 떼들이 호수에 모인 수백 명의 사람들을 ‘학살’하는 장면은, 최근에 <악마를 보았다>가 잔인함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는데 <피라냐> 역시 이에 못지않습니다. 다르다면, <피라냐>는 순도 100% 오락영화라는 점에서 불쾌하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그리고 남성 청취자분들께 희소식. 기똥찬 몸매의 여자들이, 그것도 나체로! 물속에서 유영하는 장면을 3D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최 설마 유명한 배우들이 나체로 출연하지는 않겠죠?
허 나체로 유영하는 배우 중 한 명인 켈리 브룩은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려나요? 근데 저는 모릅니다. 진짜에요 ^^;) 미국과 영국의 각종 잡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모델 겸 배우입니다. 근데 켈리 브룩을 제외하고 <피라냐>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왕년의 스타들이 많아요. 보안관으로 등장하는 엘리자베스 슈는 <라스베거스를 떠나며>의 니콜라스 케이지를 감싸 안았던 여배우로 유명하죠. 그리고 남자 출연진 중, 과거 <슈퍼소년 앤드류>로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제리 오코넬이 출연하는데 뭐랄까 치사하고 더러운 성인영화 제작자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영화 맨 첫 장면에서 희생당하는 노인 역의 리처드 드레이퍼스는 영화 <죠스>의 주인공이었거든요. <죠스>가 이 장르의 출발인 만큼 <피라냐> 역시 그 우산 아래 있으니 오마주하는 거겠죠.
최 그럼 <피라냐>는 어떤 분들이 보시면 재미있어할 영화인가요?
허 남자 분들이라면 다 좋아하실 것 같고요. (죄송합니다.) <피라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킬링타임용 영화입니다. 보고 나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은 없지만 보는 동안에는 거의 놀이공원에 있는 것 같은 쾌감을 선사하니까요. 혹시 자신의 남자 친구가 영화 속 비키니 걸들을 보면서 입 벌리고 멍해있는 모습이 싫은 여성분들을 제외하면 모두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최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MBC FM4U(6:0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