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 엣 더 팜>의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탐 엣 더 팜>은 자비에 돌란이 자신이 직접 구상한 이야기가 아닌 원작을 가지고 연출한 첫 번째 작품이다. 세계적인 극작가 미셀 마크 부샤르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탐 엣 더 팜>은 어긋난 관계를 다룬 치정극이다. 탐(자비에 돌란)이 애인 기욤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욤 어머니 아가테(리즈 로이)의 집을 방문할 때 문 옆에 붙어있는 주소 ’69’는 이 영화가 꽤 수위 높은 작품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

섹스 묘사를 말하는 게 아니다. 탐은 이방인의 입장이지만 아가테(리즈 로이)와 기욤의 형 프랜시스(피에르-이브 카디날)와 함께 할 때면 묘한 긴장감에 기를 펴지 못한다. 호모포비아인 듯한 프랜시스는 탐이 기욤의 애인이었다는 사실을 입 밖에 내지 못하도록 폭력을 행사한다. 그렇지만 이 둘은 가학적인 관계를 나누는 것으로도 보이는데 프랜시스에게서 탐을 보호하려는 기욤의 어머니가 개입하면 이 셋의 관계는 오리무중에 빠지는 것이다.

<탐 엣 더 팜> 이전까지 돌란은 20대 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출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잦은 영화적 인용과 강렬한 색의 활용으로 과잉이라는 비판에도 시달렸다. <탐 엣 더 팜>이 놀라운 건 그런 비판이 무색할 정도로 전혀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다는 데 있다. 전작에서 너무 많은 정보의 제공으로 관객을 현혹했다면 이번 영화의 경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설명을 자제함으로써 관객의 해석을 적극 유도한다.  

탐과 프랜시스와 아가테가 처한 관계는 기욤의 과거와 깊은 연관을 맺지만 돌란은 과거의 사연을 철저히 차단한 채 이들의 현재에만 집중한다. 원작이 한정된 무대를 배경으로 한 희곡이기 때문이지만 돌란은 이에서 더 나아가 이들의 관계에서 세계의 폭력 지형도를 본다.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프랜시스의 품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던 탐은 드디어 아가테의 농장을 떠나 도시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렇게 영화가 마무리되면서 나오는 노래는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Going to a Town>이다.

‘I’m so tired of America’라는 가사가 유독 강조되는 <Going to a Town>은 돌란이 프랜시스와 탐의 관계에서 미국에 종속된 캐나다의 현 상황을 ‘수위 높게’ 읽어내려 했음을 암시한다. 이와 관련, 돌란은 어느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잔인한 폭력에 대해 인내해야 한다는 믿음을 신앙처럼 갖고 있다. 미국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다. 러시아 또한 그렇지 않은가?”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모자(母子) 또는 연인 사이에  안주(?)했던 돌란은 <탐 엣 더 팜>에서 관계의 폭을 세계로 확장한다. 그리고 이 음악의 선곡 역시 자비에 돌란 자신이 직접 맡았다.      

맥스무비 매거진
2014년 7월호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