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강의 다리>(The Bridge on the River Kwai)


사용자 삽입 이미지프랑스 소설 <Le pont de la rivière Kwai>을 영화화한 <콰이강의 다리>는 데이비드 린의 필모그래프에서 분기점 같은 작품이다. <밀회> <올리버 트위스트> 등 소박한 규모의 이야기를 만들었던 린은 <콰이강의 다리> 이후 <아라비아의 로렌스> <닥터 지바고> 등 대작영화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개인사, 이국을 무대로 한 대자연의 스펙터클 등 <콰이강의 다리>에는 이후 린의 영화에서 보이는 원형적인 특징이 다수 목격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중 스펙터클 중심의 영화가 빠질 수 있는 단순한 이야기의 함정을 돌파하기 위해 인물에 입체감을 더하는 린의 솜씨는 곱씹어볼만하다. 

영화는 2차 대전 당시 버마의 포로수용소를 무대로 영국군 니콜슨 대령과 일본군 사이토 소장, 미국군 소령 쉬어스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들에겐 전쟁에 임하는 거대한 명분도 승패에 대한 집착도 없다. 오로지 개인의 영달과 안위에만 관심 있을 뿐. 이를 ‘전쟁에 임하는 그들 각자의 강박적 태도’라고 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포로 처지에도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일념 하 일본군 지휘 아래 다리를 건설하는 니콜슨의 헌신도, 니콜슨이 자신보다 뛰어난 교량건설자라는 점 때문에 남 몰래 눈물을 곱씹는 사이토의 좌절도, 포로수용소에서 탈출했다 다리 폭파를 위해 다시 돌아오는 쉬어스의 결심도, 극중 군의관의 대사를 빌리자면 모두 “미친 짓”으로 수렴된다.

<콰이강의 다리>는 세 주인공의 강박적인 행동이 불러온 비극을 통해 인간성의 극단을 탐구한다. 특히 전쟁이 아닌 철저히 개인에 초점을 맞춘 전쟁영화라는 점에서 거대한 이미지를 넘어서는 미시적 관점의 신선함이 돋보인다. 린의 소박한 영화를 좋아했던 이들은 대작이란 이유로 <콰이강의 다리>를 비난하기도 했지만 심리적 접근을 통해 긴장감을 자아내는 솜씨는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변한 게 없었다. 그래서 스티븐 스필버그는 데이비드 린의 영화를 일러 ‘심리적 스펙터클’(psychologically spectacle)이라고 명명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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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린 회고전
카탈로그
(2009.4.28~5.17)

2 thoughts on “<콰이강의 다리>(The Bridge on the River Kwai)”

    1. 헉! 혹시 돼지 바이러스 독감? 내일 못 오신다고요? 그럼 전 내일 영화 보러 갑니다. ㅋㅋ 넝담이구요, 얼렁 몸 회복하고 린 영화 같이 봅시다. 전 초기작 위주로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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