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2>는 CG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의 신작이다.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월․Ⓔ> <업> 등을 히트하며 승승장구 해온 픽사는 브랜드 네임만으로 작품성을 보장하는 전 세계 유일의 제작사이었다. 그런데 <카2>는 예외적인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적한 66번 국도에서 스피드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느리게 사는 삶의 가치를 깨달았던 경주용 차 맥퀸은 <카2>에 이르러 제 버릇 못 고치는 신세로 전락(?)한다. 세계 그랑프리 경주 대회에서 우승하겠다며 유럽과 아시아를 횡단하고 악당에 맞서겠다며 007 첩보작전까지 펼치는 것. 첨단의 기술력을 앞세워 아날로그적 감성을 설파했던 픽사 특유의 화법을 <카2>에서 기대하면 곤란하다. 픽사는 그들의 장기를 버리는 대신 규모와 스펙터클로 관객을 압도하는 그렇고 그런 블록버스터의 전략을 답습한다. ‘애니메이션판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평가가 말해주듯, <카2>는 볼거리만 화려할 뿐 감정을 이입할만한 캐릭터와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다. 픽사가 너무 전속력으로 달려왔던 것일까, 이번에는 전작들과 비교해 여러 모에서 힘이 딸리는 형국이다.

GQ
2011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