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체이싱의 은밀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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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체이싱 car chasing’은 자동차 추격전을 의미한다. 요즘 웬만한 액션영화치고 카체이싱이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없다. 그만큼 카체이싱은 액션영화를 연출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하지만 카체이싱이라고 해서 단순히 자동차끼리 속도감 있게 달리고 무자비하게 충돌하며 그럼으로써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카체이싱을 세팅하기 위해서는 고려할 사항이 수십 가지에 이르고 만들어지는 배경에 따라 그 형태도 다양해진다. 그 과정을 살피는 것은 곧 카체이싱의 존재 이유를 밝히는 것이기도 하다.

볼거리로써의 매력

카체이싱은 현실에서 쉽사리 발생하지 않는 그야말로 순도 100%의 영화적인 장치다. 바꿔 말해, 관객들이 카체이싱에 열광하는 이유는 볼거리 그 자체에 있다. 관객들은 사전지식이 없어도, 심각하게 보지 않아도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카체이싱에 매료된다. 바로 그와 같은 이유로 대부분의 액션영화들은 더 많은 관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좀 더 자극적이고 더 많은 돈을 들인 카체이싱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심한다.  

관객들이 편안하게 카체이싱 장면을 감상하는 것과 달리 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감독과 스탭들의 노고는 상상 이상이다. 카체이싱이 극대화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하고 제작비 규모에 맞춰 자동차 추격전을 디자인해야 하며 해당 도로의 지형과 차종의 기능을 고려해 차별화를 줘야한다. 고전극과 현대극의 중간 사이에서 기이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드라이브>(2011)는 좋은 예다.

사실 이 영화에서의 카체이싱은 그리 화려하거나 스케일이 크지 않다. 무명(라이언 고슬링)의 드라이버가 막 은행을 털고 나온 강도를 경찰의 추격으로부터 탈출시키는 오프닝의 자동차 추격전은 3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짧은 순간에도 관객은 의외로(?) 꽤 많은 정보를 획득한다. 주인공의 운전기술이 뛰어나고, (누가?) 범죄자를 탈출시키는 일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그만큼 위험하기에 밤에만 활동한다는 것. (언제?) 그뿐이 아니다. LA를 (어디서?)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100,000개의 도로를 훤히 꿰고 있기에 (어떻게?) 경찰의 추격을 쉽게 따돌리며 그에 대한 보상으로 거액을 챙긴다. (왜?)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그와 같은 정보를 자동차 추격전 과정에서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가며 긴장감을 유발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런데 설명한 정보들은 철저히 ‘육하원칙’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사전지식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것이 카체이싱이라고 하지만 자동차 추격전을 전후해 육하원칙의 이야기가 제대로 받쳐주지 않으면 긴장감이 살 수 없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가 흔히 카체이싱 명장면을 말할 때면 흔하게 소환하는 작품 들(?페이지의 ‘랭킹7’ 참조)이 증명하는 예이기도 하다. 이는 카체이싱이 볼거리 외에 더 많은 미학적 기능을 내포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물량과 기술의 경연장

<드라이브>는 앞서 카체이싱을 예로 들어 설명한 경제적인 연출로 미니멀리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 때문에 간결하고 깔끔해 보이지만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이 또한 “할리우드의 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할리우드가 매번 새롭고 획기적인 카체이싱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은 최첨단의 기술력을 발현할 수 있는 물량이 뒷받침되는 까닭이다. 그래서 현재 할리우드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카체이싱이라면 단연 <다이 하드:굿 데이 투 다이>(이하 ‘<다이 하드 5>’)를 들 수 있다.

이 영화의 카체이싱은 아들을 구하러 러시아의 모스크바로 향한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이 무장 테러 단체로부터 공격을 받는 초반 장면에서 이뤄진다. 이를 위해 무려 82일간 12개 도로에서 수백 대의 차량이 동원됐고 190명에 달하는 스턴트맨이 가담, 말 그대로 블록버스터 급의 카체이싱이 완성됐다. 이와 같은 물량 공세가 가능한 건 전 세계에서 할리우드가 유일하다. <매트릭스 2-리로디드>(2003)의 경우, 카체이싱을 위해 폐쇄된 해군 기지를 세트 삼아 1.4마일(약 2.3km)에 이르는 6차선 도로를 건설한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이처럼 할리우드가 카체이싱을 위해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쏟아 붓는 이유는 새로운 볼거리에 민감한 관객의 욕구에 맞춰 전에 없던 미학이 가능해서다. 요컨대, 할리우드 카체이싱의 역사는 기술력의 진화에 따라 쓰였다. <블리트>(1968)는 언덕 같은 도로를 보유한 샌프란시스코의 지형에 맞춘 자동차 추격전을 위해 카체이싱의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 <프렌치 커넥션>(1971)의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은 TV 시절 생방송 연출의 경험을 살려 도로 통제 없이 실시간으로 촬영한 초유의 카체이싱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핸드 헬드를 미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본 슈프리머시>(2004)에서 운전자의 시점으로 충돌 순간을 포착해 실제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그리고 워쇼스키 남매는 <스피드 레이서>(2008)에서 카체이싱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 만화를 보는 것 같은 카체이싱을 완성해 시각혁명을 이루었다. (박스 참조) 그러니까, 가장 최근에 당도한 <다이 하드 5>의 카체이싱은 지금 시점에서 할리우드가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력과 미학이 집약된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서부극의 현대적 변용

예컨대, <다이 하드 5>의 카체이싱은 워낙 차 들이 많아 교통 체증이 빈번한 모스크바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된 것인 특징이다. 여느 카체이싱처럼 기예를 벌이듯 도로 양쪽으로 빽빽이 들어찬 차 들 사이를 피해가기보다는 그대로 들이받으며 돌진하는 콘셉트로 액션을 펼친다. 맥클레인의 저돌적인 성격을 반영해 전투용 MRAP 장갑차량을 가져와 군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3배 더 빠른 속도로 개조해 카체이싱에 투입, 폭발신의 파괴력을 높인 것도 특기할 만하다.    

또한 <본> 시리즈 이후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것이 카체이싱의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그에 걸맞은 카메라의 운용법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자동차 추격 장면의 모든 테이크마다 추격 트럭뿐만 아니라 부딪히거나 지나가는 자동차, 오토바이, 건물 창문 등에 카메라 렌즈를 장착했다. 그렇게 심하게 충돌하는데 카메라가 남아나겠냐고? 운전공간을 특수 설계해 카메라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까지 모두 촬영되게끔 제작했다. <블리트>의 디자인 개념, <프렌치 커넥션>의 생방송적인 연출, <본> 시리즈의 시점 활용 등 카체이싱의 모든 게 <다이 하드 5>에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이 하드 5>의 카체이싱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 존 맥클레인은 모스크바가 마치 미국의 어느 주(州)인양 무고한 시민의 차를 뺐고,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도 전혀 미안해하는 기색이 없다. 이는 할리우드 영화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미국인들이 품고 있는 팍스 아메리카나, 즉 미국 특유의 개척 정신이 함유하고 있는 폭력성이 현대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다이 하드 5>에서 목격되는 바, 카레이싱이 방점을 찍는 현대의 액션 영화 들은 미국의 개척 정신을 찬양하고 옹호했던 서부극의 장르 문법을 상당 부분 차용하고 있다.    

미국의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서부극에서 광활한 모뉴먼트 밸리를 서부의 사나이들이 말을 타고 질주하는 풍경은 미국의 개척시대를 상징하는 도상과 같은 장면이다. 이것이 현대에 들어서는 지금의 모뉴먼트 밸리라 할 만한 도로에서 말과 마차를 대신한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미친 듯이 질주하는 방식으로 변용되고 있다. 다만 내부의 개척이 오래 전에 끝난 상태에서 미국이 개척해야 할 대상이 외부로 향하고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할리우드는 그런 미국적 정신을 세계로 전파하는 첨병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데 <다이 하드 5>의 경우처럼 개척 정신을 가장한 폭력으로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영화 속 카체이싱의 현재

<다이 하드 5>보다 노골적으로 서부극의 문법을 따르는 영화는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다. 멕시코로 도주하는 마약왕의 폭주를 저지하기 위해 시골마을의 보안관 레이 오웬스(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최후의 보루’처럼 거의 혈연단신으로 막아낸다는 설정은 하워드 혹스의 <리오 브라보>(1959)를, 이 과정을 거의 실시간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프레드 진네만의 <하이 눈>(1952)을, 이제는 나이 먹어 쇠락한 우리의 주인공이 마지막 힘을 짜내 존재 증명을 한다는 내용은 <용서받지 못한 자>(1992)와 같은 서부극을 닮은 것이다.

또 하나. 현대의 서부와 같은 무대에서 최대 시속이 450km를 넘는 ‘슈퍼카’ 콜벳 ZR1이 등장한다는 사실은 <매드 맥스>(1979)를 연상시킨다. 호주 출신의 조지 밀러 감독이 연출한 <매드 맥스>는 현대의 액션 영화를 Sci-Fi의 감수성에 담아 가장 먼저 서부극으로 이식한 획기적인 작품이었다. 그와 같은 서부극의 계보에 위치한 <라스트 스탠드>는 미국에서의 흥행 성적이 썩 좋지 못 했다. 그것은 결국 서부극이 품고 있는 폭력의 정당성이 최근 들어 빈번하게 발생한 총기 사고의 여파와 맞물리면서 관객의 호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결과로 파악된다.

그렇다고 김지운 감독이 <라스트 스탠드>로 미국의 폭력을 옹호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이 영화를 좀 더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김지운 감독에게 할리우드 데뷔작인 <라스트 스탠드>는 한국에서는 가능하지 않았던 카체이싱과 같은 순수 오락영화의 구현에 더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 같다. 2억 원을 호가하는 ZR1이 파손되자 제작진이 곧바로 그와 똑같은 ZR1을 바로 가져와 놀랐다는 김지운 감독의 일화. 현장에는 항시 6대의 ZR1이 대기 중이었고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으로 영화에 투입될 수 있게끔 ‘차량 유지보수 팀’까지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 영화 환경으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와 관련,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은 “차가 파손되어도 똑같은 차가 현장에 다시 나온다는 사실이 부러웠다.”고 말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카체이싱 콘티를 짜고 실력 있는 스턴트맨을 섭외하는 과정은 우리 영화나 할리우드 모두 별반 다를 바 없단다. 차이라면, 우리가 카체이싱을 좀 더 퀄리티 있게 구현하기 힘든 환경이라는 것. 좋은 자동차를 활용하고 싶어도 자동차 회사와의 협조가 원활치 않아 신차라든지, 새로 개발한 차량을 미리 영화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GM사가 제공한 300대의 차량을 카체이싱 장면을 위해 아낌(?)없이 파손시켰다는 <매트릭스 2-리로디드>의 사례는 아직까지 언감생심인 것이다.    

그와 함께 도로 협조와 통제가 힘들다는 것도 한국 영화 속 카체이싱이 단조로운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은 도로를 새로 건설할 만큼의 대규모 세트가 없어 빌려야만 카체이싱이 가능하다. 하지만 <간첩>(2012)의 경우, 자동차 폭파 장면 중 도로가 파손되어 2천만 원 상당을 배상했다고 하니, 제작비가 한정적인 한국에서 카체이싱은 여전히 구현하기 힘든 영역이다.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에서 표종성(하정우)이 아내 련정희(전지현)를 구하기 위해 차량에 매달렸던 카체이싱에 대해 “라트비아 로케이션 당시 돌길이 주는 구조가 상상력을 자극해 구성한 장면이었다.”고 말한다. 창작자의 상상력은 이를 뒷받침하는 ‘무엇’이 존재해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할리우드의 카체이싱 제작 환경이 주는 교훈이다.  

Tip! 아드레날린 드라이브

액션은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도 한다. 이를 두고 ‘카체이싱’(Car Chasing)이라고 한다. 흔히 자동차 추격전으로 불리는 카체이싱은 액션 영화의 화룡점정처럼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화끈하고 획기적인 카체이싱으로 오락 영화의 순수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 여덟 편의 작품이 바로 여기에 있다. (순위는 연도순)
 
1. 블리트1968
<블리트>는 카체이싱 장면을 말할 때면 가장 첫 손에 꼽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강력계 형사 블리트(스티브 맥퀸)가 자신이 보호하던 증인을 암살한 범인을 쫓는 9분간의 카체이싱 장면에는 현대적인 자동차 액션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샌프란시스코 특유의 언덕 같은 도로를 불꽃 튀기며 질주하고, 크게 원심을 그리며 급커브를 돌기도 하며, 직선 주로에서는 다가오는 차들을 요리 조리 피해 역주행하기도 한다. ‘스피드광’으로 유명한 스티브 맥퀸이 스턴트맨의 도움 없이 직접 차를 몰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Clash! <잭 리처>의 톰 크루즈는 <블리트>의 카체이싱에 오마주를 바치기 위해 스티브 맥퀸처럼 위험천만한 자동차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2. 프렌치 커넥션 1971
뉴욕 형사 도일(진 해크먼)이 마약 조직을 쫓기 위해 벌이는 <프렌치 커넥션>의 카체이싱은 즉흥에서 연출된 현장감이 압권이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은 카메라를 운전석에 고정시켜 놓고 전문 카레이서를 동원하여 시속 200킬로미터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속도로 추격 장면을 구성했다. 뉴욕시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해 현장 통제 없이 단 한 번의 테이크로 완성됐다.

Clash! 지상의 지하철 선로 밑에서 펼쳐지는 <프렌치 커넥션>의 카체이싱은 <스파이더맨2>(2004)에서 스파이더맨이 질주하는 차에 거미줄을 쏘아 피해가는 장면으로 변주됐다.

3. 듀얼 1971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장편 데뷔작 <듀얼>이 획기적인 이유는 카체이싱이 액션을 이루는 한 요소가 아니라 영화의 서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는 화려한 자동차 액션도, 불꽃놀이 같은 폭발도, 속도감 있는 추격전도 없다. 하지만 스필버그는 그 가운데서도 자동차 끼리 쫓고 쫓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살 떨리는 긴장감을 밀도 있게 구성해낸다.

Clash! <듀얼>에는 빨간 차를 몰던 노인 커플이 봉변당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백 투 더 퓨처>(1987)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을 볼 수 있다.

4. 매드 맥스 1979
<매드 맥스>는 서부극의 장르 진행을 따른다. 다만 서부의 개척 시대가 암울한 미래로, 모뉴먼트 밸리가 고속도로로, 말과 마차가 각각 오토바이와 자동차로 바뀌었을 뿐. 조지 밀러 감독은 서부극에 유아적인 남성의 판타지, 즉 자동차 애호와 속도광의 집착과 같은 원초적인 마초의 에너지를 불어넣음으로써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카체이싱 장면을 탄생시켰다.

Clash!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매드 맥스 2: 로드 워리어>(1981)에서는 유조차, 험비 등 다양한 개조 차량을 등장시켜 1편의 규모를 능가하는 ‘정신 나간’(Mad) 액션을 선보인다.

5. 로닌  1998
<로닌>의 카체이싱은 차종과 운전자의 성별 등 모두 대결 양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남자인 샘(로버트 드니로)이 푸조를 몰며 여자인 디어드르(나타샤 맥켈혼)가 운전하는 BMW를 쫓는 과정이 프랑스 파리 알렉상드르 3세 다리부터 라데팡스까지, 파리의 혼잡한 도로를 배경으로 이뤄진다. 차 바퀴 높이에서 촬영돼 속도감이 극대화된 것이 특징.

Clash! 파리 알마교 터널을 포함된 카체이싱은 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가 파파라치에 쫓기다 숨진 비운의 사고가 연상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6. 본 슈프리머시 2004
어깨에 총상을 입고 택시를 훔쳐 달아나는 본은 모스크바 경찰은 물론 CIA 요원에게도 쫓긴다. 차가 얼마나 충돌을 해댔던지 타고 있던 택시가 거의 고철 수준으로 변모했을 정도.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자동차 충돌 순간의 카메라 시점을 본의 좌석에 위치시킴으로써 그 충격을 관객이 직접적으로 느끼게 연출했다.

Clash! <본 얼티메이텀>(2007)의 카체이싱은 전편을 그대로 따른다. 단, 미국 뉴욕으로 배경이 바뀌었고, 본은 택시 대신 경찰차를 운전하며 안전벨트에만 의지한 채 고난이도 액션을 펼친다.  

7. 데쓰 프루프 2007
<데쓰 프루프>의 카레이싱은 스테레오 타입의 남녀 역할을 완전히 뒤집는다. 여자를 골려먹는 재미에 사는 스턴트맨 마이크(커트 러셀)가 오히려 주인공 여자들에게 잘못 걸려 자동차 뒤꽁무니를 내빼며 도망가는 장면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달리는 차의 보닛 위에 매달린 여주인공 조 벨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여자 스턴트맨으로 유명하다.

Clash! <데쓰 프루프>와 ‘동시 상영’(<그라인드 하우스>(2007))을 이루는 <플래닛 테러>(2007)는 자동차 충돌로 여자의 다리가 잘려나가게 하는 등 카체이싱을 무시무시한 호러로 변주한다.

8. 스피드 레이서 Speed Racer 2008
앤디와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이 영화의 카체이싱을 말할 때면 ‘카푸’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자동차를 의미하는 ‘카’와 ‘쿵푸’를 조합한 이 신조어는 <스피드 레이서>의 카체이싱이 마치 자동차 들이 쿵푸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공중에서 하이킥을 날리듯 자동차끼리 서로를 쳐내는가 하면, 검을 부딪치듯 격투사처럼 차체를 맞대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Clash! <스피드 레이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마하 고고고>(한국 방영명 <달려라 번개호>)를 영화화했다. 실사로는 전혀 불가능한 카 액션을 위해 200여 명으로 구성된 특수효과 팀이 오로지 CG로만 작업했다.

movieweek
NO. 569
 

 

2 thoughts on “카체이싱의 은밀한 매력”

  1. 최근에 본 영화 중에 라스트 스탠드도 그렇고 잭 리처의 카체이싱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블리트란 영화를 참조했다니.. 궁금해지네요^^ 글 읽다보니 영화제에서 봤던 모터웨이 생각도 나서 찾아봤더니, 작년에 소리소문 없이 개봉했었더군요..ㅠ.ㅜ

    1. 안녕하세요 그루초님 처음 뵙겠습니다. ^^ 예, 저도 < 라스트 스탠드>와 < 잭 리처> 참 재미있게 봤어요. 특히 카체이싱 들이 인상적이었죠. < 블리트> 영화 재밌어요, 혹시 기회 되시면 찾아보세요. < 모터웨이>는 홍콩 영화 말씀하시는 거죠? 전 아직 못 봤는데 카체이싱이 인상적이라고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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