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슬러>(The Counse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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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맥카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몇 편 있었지만 성공 사례는 코언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정도다. 그 목록에 코맥 맥카시의 각본 데뷔작인 <카운슬러>를 올릴 수 있을까. 리들리 스콧이라는 노련한 연출자가 메가폰을 잡았지만 많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영화는 재정 위기에 몰린 변호사가 손쉽게 돈을 벌려 마약밀매 사업에 손을 댔다가 모든 것을 잃는 과정에 집중한다. 꽤 구체적인 사건을 다루는 것 같지만 코맥 맥카시의 각본은 사건 자체를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사건으로 야기되는 인물의 심리를 포착하는 데 더 공을 들인다. 그런 까닭에 마이클 패스벤더, 카메론 디아즈, 하비에르 바르뎀, 브래드 피트 등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개의 영화가 상황을 구축한 후 캐릭터를 잡아가는 것과 달리 <카운슬러>는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사건을 잡아가는 쪽이다. 그래서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사건 묘사를 특정 공간이 주는 분위기나 정서로 치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맥 맥카시의 글을 영상으로 옮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랄 수 있는데, 그것은 ‘피에 젖은 황량한 서부’, 즉 미국의 건국 신화를 부정하는 역설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달렸다.

그런데 <카운슬러>는 너무 인물 쪽에만 집중하는 인상을 준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대를 배경으로 설정한 코맥 맥카시 특유의 시적인 묘사는 이 영화에서 인물의 심리를 강조하기 위한 보완재 정도로만 취급되고 있다. 배우들이 연기력을 과시하기에 좋은 설정일지 모르지만 감독의 역량은 그만큼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카운슬러>는 코맥 맥카시의 세계를 영화화하는 것이 모험에 가깝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야 만다.  

맥스무비
(2013.11.8)

2 thoughts on “<카운슬러>(The Counselor)”

    1. 이 영화 나쁘지 않아요. 코맥 맥카시, 리들리 스콧 이름 값에 비하면 기대 이하라는 거지 여느 평범한 영화보다는 훨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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