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멸망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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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국 할리우드를 호령하고 있는 배우와 감독의 내한이 줄줄이 비엔나소시지처럼 이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최근에는 <2012>라는 무슨 암호문 같은 제목의 영화를 만든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과 주연배우 존 쿠삭이 내한하여 관심을 모았더랬는데, 과연! <해운대>의 쓰나미따위 애들 장난이라는 듯 전 지구적인 스케일로 있는 재난, 없는 재난을 다 끌어들이는 그 위용이 놀랍기만 하다.


재난영화에 나를 따를 자 누구냐

<2012>(11/12 개봉)의 감독은 그 유명한 롤랜드 에머리히.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무지막지하게 백악관을 날려버리고 <고질라>에서 중요한 것은 사이즈라며 63빌딩만한 괴수 한 마리를 등장시켜 뉴욕을 초토화시키는 기염을 토했던 장본인. 미국만으로는 성에 안 찼던지 <2012>에서는 지진, 화산폭발, 거대한 해일 등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아 지구를 멸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우리의 ‘파괴의 제왕’께서는 뽀개는 장면을 위해서라면 말 안 되는 이야기 정도야 개나 줘버리라는 신념의 소유자이지만서도 그래도 예의상 <2012>의 스토리를 살펴보자면, 모 아무튼 그러니까 그냥 한마디로 지구멸망 얘기다.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를 영화화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고대 마야인이 예언했다던 지구 멸망 2012년이 실제로 닥쳤다는 가정 하에 아낌없이 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영화인 것이다.

하여 <2012>의 주인공은 하나뿐인 인간의 별 지구를 위해서 제 한 목숨 다 바치는 존 쿠삭 이하 사람 캐릭터가 아니라 각종 버라이어티한 자연재해들. 땜시롱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마냥 CG로 재현한 이들의 인정사정 볼 것 없는 활약상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불쌍한 우리 인간들의 모습이 이 영화의 최대 볼거리라 할만하다. 원래 강 건너 불구경만큼 재미난 것이 없다는 진리에 비춰 롤랜드 에머리히 같은 얄팍한 이가 그 어렵다는 할리우드에서 장기간 살아남은 이유를 <2012>을 통해 어렵지 않게 짐작해 볼 수 있다.


로버트 저메키스가 온다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말 되는 스토리가 우선해야 한다는 이라면, <크리스마스 캐롤>(11/19)과 <닌자 어쌔신>(11/26)을 강력 추천한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폴라 익스프레스> <베오울프>를 통해 100% 올CG의 신기원을 이룩했던 로버트 저메키스의 작품이란 점에서, <닌자 어쌔신>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뛰어넘어 할리우드 주연배우 자리에 당당하게 안착한 비의 출연작이라는 점에서 명랑관람에 손색이 없다 사료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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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OOK TV
200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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