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오디세이>(Το Κακό στην Εποχή των Ηρώω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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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는 정치․사회적 배경을 등에 업고 태어난 존재인 까닭에 영화가 만들어지는 지역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그리스 출신의 요르고스 노시아스 감독이 연출한 <좀비 오디세이> 역시 그렇다. 신화의 나라인 만큼 그들은 좀비영화도 신화처럼 만든다. 극중 그리스가 좀비들의 세계로 변한 것은 전염병이나 바이러스 창궐 때문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 군대가 나타나 사람들을 모두 좀비로 만들어 버렸다. 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여기서 영화는 2,800년 전의 그리스와 현대의 그리스를 교차해 이야기를 진행한다. 과거 용맹한 전사들이 좀비들을 무찔렀듯이 감독은 역사의 순환론을 끌어들인다. 현대에도 도탄에 빠진 그리스를 구할 영웅이 나타날 것이라고 암시하는 것. 문제는 영웅이 사라진 시대 과연 누가 이 많은 좀비들을 소탕할지가 관건인 셈이다. 그런데 주인공들의 면면을 보자면 참 답이 없어 보인다. 좀비천지 와중에 한가롭게 여자나 꼬셔보려는 남자, 이제는 늙어 힘 빠진 할아버지, 그나마 든든한 리더처럼 보이던 이들은 불의의 일격에 좀비가 되고 만다. 그러니까 <좀비 오디세이>는 현대의 영웅상을 다시금 정립하려는 영화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던 전형적인 영웅상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다. 지금 그리스는 잘 알고 있듯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전 세계를 호령했던 고대 그리스의 기개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지금 그리스가 처한 국가적 위기를 염두에 둔다면 <좀비 오디세이>는 꽤 흥미로운 텍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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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부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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