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문화게릴라 – 심리학자 장근영



장근영은 교육개발연구원에서 심리학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다. 그 전엔 영화광이었다. 그는 늘 스크린 속 세계에 매료돼왔다. 젊은 날엔 신나게 때려 부수는 영화가 좋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취향이 변했다. <사이드웨이>나 <어바웃 어 보이> <타인의 삶>처럼 숙성된 와인 같은 영화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실생활보다 스크린을 통해 만나는 사람에게 더 친근감이 든다. “웹 중심의 인간관계가 오프라인의 인간관계보다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그렇다고 가상세계에만 꽂힌 소통장애 인물이라고 오해는 말자. 한 발짝 떨어져 세상과 소통하고 있지만 그의 관심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오묘한 화학작용이다. 심리학을 선택한 건, 그래서다.

그가 정의하는 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밑 빠진 독처럼 머리 밖으로 빠져 나오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하나라도 더 주워 담기 위해 영화와 심리를 접목한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살인의 추억>을 ‘인터넷 익명성’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반지의 제왕>의 행간에서 박정희 신화를 읽었다. 그 결실이 40여 편에 달하는 글을 모아 2005년 출간한 책 <팝콘 심리학>이다. 꿈은 더 크다. 시나리오 결함 때문에 망하는 영화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스크립트 닥터’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 병든 시나리오를 고쳐주겠다는 것. 복잡 미묘한 인간 심리를 꿰뚫는 혜안으로 좋은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스크린에서 조우할 날을 기대해본다.


지금 날 사로잡은 영화 <300>. 1990년대가 정치적 올바름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취향의 시대다. 튀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 <300>은, ‘나 파쇼다’ ‘나 마초다’ 대놓고 외치고 있지만 이미지는 너무 매력적이다. 영화 관련 에피소드 ‘좋은 생각’에 실린 글을 보고 제소자에게서 편지가 왔다. 방황하는 시절에 내 글이 큰 도움이 됐다고. 얼마나 뿌듯하던지. 앞으로의 계획 제목은 아직 미정이지만, 곧 <팝콘 심리학> 두 번째 편이 나올 예정이다. 더불어 전공인 게임 분야에서 <게임 심리학> 책을 출간하는 게 단기 목표.






FILM2.0 333호
(2007.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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