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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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에서 멀어지다보니까 시간이 참 여유롭다. 그래서 생긴 버릇이 자전거 타기다. 영화 보러갈 일이 자주라 개봉동 집에서 메가박스 목동점까지 자전거를 애용한다. 집에서 가까운 안양천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시원스레 펼쳐져있어 이용하기 편하고 오고가는 시간도 1시간 내외라 자전거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등산하는 기분이 이에 비견할 것 같다. 청바지 위에 티 한 장 걸친 편한 옷차림에 물 한통, 자유시간 하나 챙겨 넣은 배낭을 메고 한 시간 거리를 룰루랄라 페달을 밟으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도로를 따라 양편으로 늘어선 갈대들이 스쳐지나갈 때마다 바람에 날려 쏴아~ 파도 소리를 내서 귀가 즐겁고 내 앞에서 파워워킹하며 살을 빼고 있는 젊은 처자들 뒤태 감상(?)하느라 눈이 즐겁고 그렇게 한가롭게 달리다보면 운동까지 돼서 몸이 즐겁다.

그래서 사람들이 요즘 자전거에 열광하나보다. 평일 낮 시간인데도 자전거 도로 위를 메운 자전거가 그렇게 많을 수가 없다. 장바구니를 싣고 가는 아주머니도 계시고 귀에 이어폰을 꽂은 학생들도 보이고 부부끼리 산책하는 광경도 쉬이 목격된다.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보면 이곳만의 시간이, 자전거의 시간이 따로 존재한다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여기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빨리 가라고 경적 울려댈 필요도 없다. 튼튼한 발이 있으니까 휘발유 연소해가며 자연파괴 할 염려도 없다. 발치에 이런 근사한 곳을 놔두고 나는 왜 그렇게 집에서 리모컨만 가지고 뒹굴뒹굴했는지 몰라. 

가다가 목마르면 자전거 잠깐 세워놓고 물 한 모금 마시고, 또 가다가 힘에 부치면 근처 벤치에 앉아 초코바도 까먹는다. 또또 가다가 멀리서 붉은 노을처럼 빛나는 메가박스 간판 보이면 ‘정상이 멀지 않았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하는 심정으로 마지막 스퍼트를 한다. 목동은 특히나 자전거人을 위한 시설이 거의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주차하는데도 별 문제가 없다. 극장 주변의 빈 주차펜스를 찾아 자전거 앞바퀴를 집어넣고 도난방지 자물쇠를 잠가주면, 주차 끝. ‘야호’ 크게 한 번 마음속으로 외쳐주면서 느긋하게 극장으로 들어간다.

“고객님, 영화 시작 15분 지났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아, 뭐… 괜찮습니다. 다음 걸로 보죠.”
“오늘 상영은 이번이 마지막인데요.”
‘젠장, 너무 여유 부렸나…’

아무튼 난 여유로운 자전거人이니까. 내일은 꼭 <9> 보고 말거야. (ㅜㅜ)   일러스트 허남준

6 thoughts on “자전거 예찬”

  1. 하하하~ 자전거 타기. 생각만 해도 맘이 푸근해지네요^^ 오랜만이죠? 선배! 간만에 들어와 처음으로 글 남겨요~ 안양천, 우리집이랑 가까운데, 언제 함 안양천에서 자전거 타기, 해볼까요?
    p.s) 전, 한때 필름2에 몸담았으나 별 하는 일 없이 그 곳을 떠난 혜영이랍니다^^

    1. 옷, 여기까지 어떻게? 잘 지내시죠. 전 조만간 거기에 영화 보러 갈 예정이었는데 잘 하면 안양천에서 ㅋㅋ 자전거 타기 의외로 재미있더라고요. 저녁 8시쯤 목동 롯데백화점 식당가 떨이로 파는 음식 사러 가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다만 의자가 쿠션이 너무 없어서 똥꼬가 ㅜㅜ

  2. 이 곳에 영화 보러 오심 연락주세요^^ 지난 주말 아주 오랜만에 산행을 갔다 오니 좋더군요. “아, 내가 산을 참 좋아했었구나.” 새삼, 잊었던 몸의 감각을 느껴보는 시간이었어요. 그럼, 연락하고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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