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비져블 2: 귀신소리 찾기>(Invisible2 : Chasing the ghost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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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석 감독의 <인비져블2; 귀신소리 찾기>(이하 ‘<귀신소리 찾기>’)는 ‘소리’를 소재로 한 3부작 옴니버스 영화 <인비져블>의 2부에 해당하는 영화다. 1부가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녹음기 속의 용의자들의 소리를 음성분석가가 분석해 범인을 추적하는 추리물이었다면 2부 <귀신소리 찾기>는 EVP녹음기에만 잡힌다는 정체불명의 소리를 분석해 귀신의 실체를 탐문하는 공포물이다.

모 방송국의 ‘미스터리 쇼’팀은 매일 밤 집에서 귀신소리가 들린다는 제보를 받고 의뢰인을 찾아간다. 의뢰인 금자(정의순)는 여동생과 남편을 교통사고 잃고 산 깊은 고택에서 홀로 사는 중이다. 그러나 문제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한 음향전문가와 금자가 갈등을 빚자 미스터리 쇼팀은 철수를 결정한다. 그때 금자의 비명이 들려오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 음향전문가와 일행은 다섯 곳에서 정체불명의 목소리를 포착한다.

<귀신소리 찾기>는 현재 케이블TV에서 한창 유행중인 심령 리얼리티 쇼와 <블레어 윗치>(1999)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와 같은 페이크다큐멘터리를 결합한 영화라고 할만하다. 사실인척 눙치는 사실주의 기법과 극중 카메라맨의 촬영이 곧 스크린이 되는 그 시도 자체만으로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귀신소리 찾기>는 제목에도 드러나듯 이미지보다 사운드를 통한 공포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실 공포영화가 제공하는 심리적 공포는 시각적인 면보다 청각적인 면에서 그 효과가 크다. 심연을 알 수 없는 어둠이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공포를 자극하듯 사운드 역시 실체가 없는 까닭에 저비용 고효율의 공포를 유발하는 요소로 기능한다. 실제로 <귀신소리 찾기>는 고작 2박 3일의 촬영기간과 감독이 직접 각출한 단돈 600만원, 그리고 상영시간이 채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저예산 공포영화이지만 시종일관 관객의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연출은 수십억 원대의 공포영화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유준석 감독은 마지막 한 장면을 제외하고는 오로지 소리를 통한 공포를 전달하는 데만 주력한다. ‘다섯 곳에서 정체불명의 소리를 녹음하는데 성공했다.’는 오프닝의 자막만 주어졌을 뿐인데 그 이후 수시로 등장하는 붐 마이크의 윙윙~거리는 소리는 그 어떤 귀신의 형체보다도 더 강력하게 무서운 상상력을 직조한다.

결국 저예산 공포영화는 아이디어가 생명이라는 사실을 <귀신소리 찾기>는 다시 한 번 증명한다. 리얼리티 쇼,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같은 형식을 제외하고도 이 영화에는 고립된 산속, 고택(古宅), 비밀을 간직한 주인공, 이상 현상을 믿지 않는 주변 인물들처럼 공포영화라면 쉽게 떠올릴법한 클리셰 천지다. 안 그래도 유준석 감독의 말에 따르면, “<귀신소리 찾기>는 전형적인 극영화를 위한 아이템이었다”고 한다. 다만 “좀 더 거칠고 투박하게 다루어보고 싶은 마음에 다큐멘터리 기법을 적용했다.”고 의도를 밝힌다.

지금처럼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개의치 않는 현대 관객들에게 다큐멘터리는 단순히 사실 전달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제 페이크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관객들도 실제 있을 법한 허구를 사실처럼 기록했다는 전제를 암묵적으로 받아들인 상태에서 관람에 임한다. 영화에서의 감독과 관객의 쌍방향 소통은 <귀신소리 찾기>와 같은 페이크다큐멘터리 공포영화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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