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정(이하 ‘최’) 오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번에는 어떤 영화를 소개해주실지 궁금한데요?
허남웅(이하 ‘허’) 오늘은 전 세계 소녀 팬들의 다리미처럼 뜨겁고 캘리포니아 해변의 태양보다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영화 <트와일라잇> <뉴문>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 <이클립스>(7월 7일 개봉)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최 혹시 ‘세상을 여는 아침’을 듣는 젊은 여성 청취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클립스>를 정하신 거 아닌가요?
허 옷! 무척이나 예리하시군요. 그런 의도도 있고, 사실 제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팬입니다.
최 사실 젊은 여성 팬들은 로버트 패틴슨 때문에 영화를 본다고 하던데 허남웅씨 같은 아저씨들은 크리스틴 스튜어트 때문에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보시는군요.
허 저는 이미 그녀가 데이빗 핀처의 <패닉룸>에서 조디 포스터의 딸로 나왔을 때 이미 대성할 연기자로 점찍어 둔 상태였습니다.
최 연기자로요? 아니면 여자로요?
허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최 얼마 전에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제이콥 역의 테일러 로트너와 함께 내한했었잖아요, 그럼 현장에도 나가 보셨나요?
허 정말 가고 싶었는데요, 저는 이제 기자 신분이 아니라 못 가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눈물이 앞을 가리던지..
최 아~ 정말 숙연해지네요. 그런데 이 시리즈의 여자 팬들 중에서는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연기한 벨라를 싫어하는 이들도 있어요.
허 저도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배우로서 좋은 거지 극중 이미지 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남자의 입장에서 극중 벨라가 에드워드와 제이콥 사이에서 딱 한 명을 정하지 않고 자꾸 애간장을 녹이는 것이 맘에 안 들더라고요. 이번 <이클립스>에서도 에드워드에게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제이콥도 사랑해, 하지만 에드워드 너를 더 사랑해”라고 말이죠. 정말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입장이라면 미치고 환장할 노릇 아닙니까. 여자들은 마음속에 두 명의 남자를 품을 수 있나보죠?
최 남자들은 더 많은 여자를 원하지 않나요?
허 저는 항상 한 여자만 바라봤기 때문에 잘 모르겠고요, 아무튼 <이클립스>에서도 벨라는 ‘어장관리녀’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심지어 에드워드와 제이콥이 벨라를 가운데 두고 서로 으르렁거릴 때 “나를 스위스라고 생각해”라며 중재를 할 정도인데요. 다만 이번 영화에서는 벨라로 인해 연인을 잃은 빅토리아가 신생 뱀파이어 군대를 만들어 복수에 나서면서 에드워드와 제이콥이 손을 잡고 이에 맞선다는 내용입니다.
최 드디어 <이클립스>에서 이들의 삼각관계가 극에 달하는군요?
허 벨라와 에드워드와 제이콥의 삼각관계뿐만 아니라 <이클립스>는 전작 <트와일라잇> <뉴문>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스케일이 큽니다. 새로운 뱀파이어 군대가 등장하기도 하고요, 액션도 더 다이내믹해졌다고 할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벨라의 어장관리 능력은 <이클립스>에서 정말 정점을 찍는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네요.
최 아무래도 바로 그런 점이 <이클립스>를 비롯해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전 세계 여성 팬들을 열광시킨 것 아닌가요?
허 로버트 패틴슨의 외모와 극중에서 퀼렛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항상 웃통을 벗고 다니는 몸짱 테일러 로트너 때문이 아닌가요?
최 아니 뭐 그런 점도 있지만?
허 농담이고요. 잘 아시다시피 원작소설이 인간 소녀와 뱀파이어 간의 로맨스를 다루면서 전 세계적으로 1억 부의 판매고를 기록했잖아요. 많은 여성분들이 뱀파이어에 대해 로망이 있는 것 같아요. 영원히 늙지 않는 미소년 이미지도 그렇고, 목을 빠는 좀 성적인 면도 있고 안 그래도 청춘로맨스인데 이걸 뱀파이어 장르로 풀다보니까 인기를 모으는 것 같습니다.
최 <이클립스>가 완결이 아니죠?
허 예, 이 영화는 총 4부작 구성인데요, <트와일라잇>과 <뉴문>, 그리고 얼마 전에 <이클립스>가 개봉을 했고 마지막으로 <브레이킹 던>이라는 제목으로 마무리가 될 예정입니다.
최 <해리 포터> 시리즈도 그렇고, <이클립스>도 요즘엔 이렇게 시리즈 영화가 대세에요.
허 원작이 그런 것도 있고, 무엇보다 미드라고 하죠, 미국드라마가 워낙 강세를 보이면서 극장 팬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모이게 했잖아요. 영화의 입장에서는 드라마에 대항하기 위해서 이런 시리즈 개념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봐요. 특히나 <트와일라잇> 시리즈 같은 훌륭한 원작이 있는 만큼 영화 입장에서 시리즈로 가도 부담도 없고 말이죠. 심지어 최근에 케이블TV를 보니까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흡사한 설정을 지닌 <뱀파이어 다이어리>라는 미드가 방영이 되더라고요. 원래 <트와일라잇> 시리즈보다 먼저 나온 원작이라고 하는데요. 아무튼 이렇게 미국 할리우드의 경우는 영화와 TV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문화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 알겠습니다. 오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MBC FM4U(6:00~7:00)
점점 유머의 농도가 짙어지는데요? ㅋ 묵비권 행사라니요!!! (그나저나 “허남웅씨 같은 아저씨들은” 이라뇨?? 금지어 블랙 리스트 하나 만들어야는 거 아녜요? ㅋ )
위의 글은 대본이고요 실제 방송 내용은 전혀 달라요. “허남웅씨같은 아저씨들은”은 전혀 나오지 않았어요. ^^; 그나저나 바쁜가봐요? 극장에서 통 못 보겠네요. 요즘 볼 게 얼마나 많은데 ㅋㅋ
아 진짜요? 대본 이거 너무 재밌던데, 이대로 방송해도 참 좋을 것 같은데요? ㅋ 펠리니 영화는 결국 한 편 밖에 못 봤어요. ㅠ 통 못나가고 있다가 엊그제 나기사 영화 한 편 보고 왔어요. 안 그래도 오늘 고하토 보러 가려고요~ 영상자료원도 가야 하는데!!!! 윽 억울해요. 너무 한꺼번에 몰려 있다 보니까. ㅠ
그렇죠, 정말 한꺼번에 몰려있긴 하죠. 월드컵 축구까지 겹쳤으니 참~ 전 그게 다 소화하려다보니 본의 아니게 휴가 보내는 것 같더라고요. 그 기간이 너무 길어져서 문제인데, 더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거 -_-; 다음 달엔 임권택 특별전에, 바캉스 영화제에~ 계속 백수로 지내라는 계시인 것 같네요. ㅋㅋ 그나저나 각종 회고전 때문에 부천영화제가 묻히는 분위기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