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워Z>(World War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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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워Z>는 원작소설 <세계 대전 Z>와 ‘톤 앤 매너’가 완전히 다르다. 좀비 전쟁을 문답형으로 기록한 르포르타주가 블록버스터로 옮겨가면서 비명이 난무하는 장르물로 바뀌었다. 영화는 UN조사관 제리(브래드 피트)가 전쟁의 한가운데 뛰어들어 원인을 밝히고 해결 방안까지 찾는 전형적인 영웅물로 개비되었다. 원작의 큰 그림은 따르되 디테일한 묘사는 달리 가져가겠다는 의도다. 좀비 전쟁의 발발 자체가 그렇다. 원작에서는 중국 충칭의 비위생적인 환경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만 영화는 사스, 조류 독감과 같은 자료화면으로 짧게 언급되는 것이 전부다. 한국의 평택 기지도 등장한다.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국정원 부원장이 등장했던 것과는 달라진 설정이다. 이는 <월드워Z>가 사회 풍자보다 전쟁이라는 이미지에 더 집중한 탓이 크다. <살아난 시체들의 밤>(1968) <28일 후>(2003) <새벽의 저주>(2004) 등 선배 좀비물에 오마주를 바치며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스라엘에서 웨일즈로 이어지는 전 세계적인 규모를 통해 전에 보지 못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것. <월드워Z>는 소설의 극사실주의적인 오라를 재현하지는 못하지만 여름철 블록버스터로는 손색없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매거진 M
(201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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