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 호스>와 서부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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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호스>의 마지막 장면은 흡사 존 포드 영화의 결말을 보는 것 같다. 서부극의 미장센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다. 세트임이 명백해 보이는 농장 위에서 지는 석양의 빛을 등지며 그림자의 모습으로 재회하는 알버트(제레미 어바인) 가족의 모습. 스티븐 스필버그의 가족주의를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결말이지만 여기에 의외의 존재가 끼어든다. 바로 ‘조이’라는 이름의 말이다.

서부극은 대개 미국의 이상주의를 옹호했다. 백인 개척자들의 활약상을 통해 삶의 터전을 일구고 공격적인 외부 세력에 맞서 가족을 보호하는 모습은 곧 미국적 가치의 실현이었다. <수색자>(1956) 이후 존 포드가 수정주의 서부극으로 백인에 의해 (그리고 그 자신에 의해) 일방적으로 쓰인 미국의 가치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서부극이 미국의 장르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첨단의 영화를 만들면서 고전에 대한 오마주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스필버그는 <워 호스>를 통해 현대판 수정주의 서부극을 선보인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 나갔던 말 조이도 알버트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극적으로 가족과 결합한다. 말하자면 <Saving War Horse>인 셈인데 스필버그는 서부극의 필수요소였지만 주변 풍경으로 밀려났던 말을 중심부로 이식한다. 가족의 범주에 말을 포함시킴으로써 스필버그 특유의 가족주의에 확장을 시도한다. 그리고 서부극의 미장센을 빌려 미국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옹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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