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야시와 사키 부부는 갓 결혼한 사이지만 수년의 동거 생활 때문인지 신혼의 깨소금 냄새는 풍기지 않는다. 신혼여행도 떠나지 않은 채 백화점을 들리게 된 사키는 폐점 직전 점쟁이 할머니를 만나 지옥행 특급열차, 아니 지옥행 신혼여행을 추천 받는다. 별 이상한 할머니를 다 보겠네, 흥미가 동하지 않지만 오키 부부의 사정을 용하게 꿰뚫어보자 지옥행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GS 원더랜드>(2008) <내일 모레는 댄스>(2005) 등을 연출한 혼다 류이치 감독은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로 점철된 일본 영화의 전형을 대표한다. 마에다 시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오키 부부의 지옥행 신혼 여행> 또한 그러한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험담을 차용한 설정이 독특하게 다가온다. 하여 영화가 묘사하는 지옥은 뿔 달린 도깨비와 불구덩이가 난무하는 고통의 장소가 아니라 빨간 피부와 파란 피부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비프스튜가 온천을 이루는 환상과 모험의 세계다.
모험은 결국 성장과 맞닿아있기 마련. 그럼으로써 노부야시와 사키는 잊고 지냈던 부부 간의 애정을 발동 시키는 값진 시간을 갖는다. 함께 목욕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속 깊은 대화도 나누며, 무엇보다 가족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는 점은 중요하다. 감독은 오키 부부가 지옥에서 만난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는 장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영화는 오키 부부가 현실로 귀환하는 장면에서 끝맺음하지만 머지 않아 아이를 갖고 번듯한 가정을 이룰 것임을 암시한다. 그것은 감독이 현실의 일본 젊은이들에게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2011.7.14~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