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여인들>(8 Femmes)


<스위밍 풀>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프랑소와 오종의 작품인 <8명의 여인들>은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처럼 폭설로 고립된 집안에서 쥔공인 8명 여인들의 남편이자, 아빠이자, 사위이자, 형부이자, 오빠이자, 주인이자, 불륜 상대가 어느날 아침 살해된 채 발견되자 이의 범인을 찾기 위해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영화다.

이처럼 당 영화는 살해범을 찾는다는 추리구조가 뼈대를 이루고 있음으로 해서 영화 내내 단서가 하나하나 드러나며 사건에 대한 본질에 다가가고 있음이다.

그런데 감독 프랑소와 오종은 전작들을 통해 매우 아름답고 화려한 외양 뒤에 숨겨진 이면을 드러내는 방식을 즐겨해 왔던 대로 당 영화에서도 역시 무대와 쥔공들의 모습을 색깔 있게 치장한 뒤 죽은 남자와 관련된 8명의 여인들의 속내에 감추어진 위선을 까밝히고 있다.

그런 관계로 당 영화는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는데는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쥔공들의 속사정을 밝히기 위한 인물묘사에 공을 들이는데 그 특징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짬뽕하여 하나로 엮어내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보다 이를 풀어 가는 감독의 재치 있는 연출력이 돋보이는 당 영화는, 일단 기본적으로 추리극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제한된 장소에서 극이 진행되고 영화의 마지막 등장인물들이 일렬로 모여 끝을 맺는다는 점에서 연극적인 요소도 지닌다. 무엇보다 압권은 극 중간에 불쑥불쑥 튀나오는 노래로, 쥔공들이 자신의 심정을 담은 노래를 각자 한 곡씩 떙긴다는 점에서 뮤지컬까지 오지랖을 넓히고 있다.

게다가 감독은 원래 헐리웃에서 만들어진 조지 큐커 감독의 <여인들>을 리메이크하려다가 판권문제가 여의치 않아 당 영화를 만들게 되었는데 꽃으로 인물을 상징하는 도입부나, 남자가 등장하지 않는 설정 등 <여인들>에서 많은 부분 아이디어를 빌려왔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프랑소와 오종은 이전 작품들에서도 그랬듯이 인물들간의 관계를 그려내는데 있어 동성애, 근친상간과 같은 악취미적 요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내고 있으니, 이처럼 당 영화는 하나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이 장르, 저 장르 삼팔선 넘나들 듯 겁대가리없이 크로스 오버하는 자유로움이 빛을 발하고 있다.

그 결과, 당 영화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체적으로는 유쾌하고 발랄하며 밝은 인상을 풍기고 있음이다. 물론 여기에는 제목 그대로 8명의 여인들이 뿜어대는 매력이 한 몫 하는 것은 당근이다.

특히 노년부터 신예까지 우리로 치자면 선우용녀에서부터 송혜교까정 각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종합선물세트로 출연해 맘껏 기량을 과시하는데 이런 그들을 한데 어우른 솜씨는 바꿔 말해 감독의 현장 장악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소리니, 당 영화 <8명의 여인들>은 여배우들의 매력도 매력이지만 그 보다는 오종 감독의 체취가 더 묵직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음이다.

하지만 한가지, 당 영화가 이러코롬 범인이 누군가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보니 별 임팩트없이 범인의 정체 및 살해 동기가 밝혀지는 결말은 긴장감이 빤쓰줄 끊어지듯 탁 풀어져 버리는 바람에 관객에게 미치는 힘은 상당히 약한 편이다.

그런 전차로 본 특위는 다른 건 다 좋았는데 결말 매조질이 시원치 않았던 관계로 당 영화를 베스트 주녀에 봉한다.

덧붙여,
당 영화에는 <스위밍 풀>에서 쭉빵한 몸매로 뭇 남성관객의 환호성을 받은 뤼디빈 사니에르가 출연하고 있는데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는지 찾아보는 것 역시 당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 중 하나다. 아마 쉽게 알아차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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