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으로 간 사나이>(A Man Who Went To Mars)


2년 전, 시공초월러부로망판타지연애물 <동감>으로 잔잔한 인기몰이에 성공했던 장본인 김정권 감독과 시나리오를 쓴 장진이 당해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를 위해 다시 뭉쳤다!

여기에 얼굴마담 김희선이 가세했다는 사실만으로 당 영화가 나아갈 길은 이미 정해졌다. 위의 포스터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에 박혀있는 ‘화성’이라는 행성이름 땜시롱, 외계인으로부터 조빠지게 지구를 지켰던 신하균이 출연하고 있다는 점 땜에 당 영화를 에쑤에푸로 오인하고 있는 독자덜이 꽤 있던데 아니다. 당 영화 멜로다.

그렇다면 멜로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행성 화성이 당 영화에서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궁금하지? 다음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다.

화성으로 간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 소희(김희선 분)의 아버지. 그래서 한동안은 아버지가 있는 화성으로 편지를 보냈던 그뇨. 그리고 그뇨를 위해 대신 화성 소인이 찍힌 답장을 전달하며 남모를 사모의 감정을 보였던 승재(신하균 분). 하지만 소희는 그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고 결국 승재도 화성으로…

일단 화성에 얽힌 소희의 아픈 기억을 승재와의 비극적인 러부질에 결부시켜 여타 멜로와의 차별점을 그은 아이디어는 돋보인다. 하지만 요까지. 당 영화는 윗썰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살 붙이기가 안일하고 진부해 터진 관계로 전체적으로 지루하며 구태의연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런 대표적인 부분은 어린 시절 승재와 소희의 애뜻한 사랑을 표현하려 아동러부스토리의 고전 <소나기>를 너무나 쉽게 차용한 설정과 TV드라마에서 허구헌 날 목격되는 남녀의 얼키설키 다각관계를 별다른 차별점없이 스크린에 그대로 복습하는 등 기존에 있던 이야기들을 끌어와 짜깁기한 모양새에서 단적으로 느껴짐이다.

이렇게 아이디어만 있지 그 이상가는 노력이 없어 2시간을 힘겹게 때우고 있는 상황. 나름대로 극적인 맛을 제공하겠다며 승재마저 화성으로 보내는 결말을 보여준다만 역시 아이디어만 앞서다보니 명확한 설명보다는 말도 안 되는 생략과 어설픈 은유로 일관, ‘영화에서의 물타기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하나의 답안을 제시하며 마무리하는 추태를 보여준다.

혹시 이 부분에서 개봉도 안 한 영화의 결말을 밝히는 행동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독자덜 있을텐데 당 영화를 보게 된다면 오히려 본 특위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결국 당 영화는 어긋나 버리는 운명 모 그런 카인드를 통해 눈물샘을 자극하려 한 모양인데 별로 애뜻하지도 그렇다고 또 존나게 안타깝지도 않은 결말을 보면서 그나마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곰곰이 되짚어보니,

1. 김희선의 곱디고운 자태 질릴 때꺼정 쳐다보기,
2. 신하균의 순수하다 못해 바보스러워 보이는 미소 원 없이 음미하기,
3. 그림엽서의 동영상화를 위해 정성 들여 준비한 이쁜 화면 줄창 감상하기,

이 정도쯤 될 듯하다.

그러니 괜히 이름값에 혹해 <화성으로 간 사나이>를 보려는 자 당 보고서를 통해 다시 한 번 관람여부를 체크해 볼 것을 권하며, 별다른 정보를 입수 못했거나 관람계획이 없었던 독자덜은 평소 하던 대로 걍 쌩 까시면 되시겄다.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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