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The Phone)


지난 2000년 여름, 더위를 식혀주겠다고 나타나 되려 관객의 복장에 100도가 넘는 지옥불을 지폈던 쒯호러 4인방 – <하피>, <가위>, <찍히면 죽는다>, <해변으로 가다> -을 기억하실 꺼다. 당 영화는 그 중 <가위>를 연출한 안병기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역시 공포물 되겠다.

<폰>이라는 제목에서 은근히 단서가 내비치듯, 당 영화는 핸드폰과 관련된 호러틱 이야기다. 글고 그 스또리는 흡사 <링>과 <엑소시스트>를 닮아 있으며 결국에는 동양공포의 정수인 한(恨)으로 귀결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당 영화가 무섭느냐? 결론부터 말하자면 존나 살 떨리게 무섭다. 그럼 왜 무섭냐?

일단 전작 <가위>에서 탄탄한 이야기나 존재하지 않는 존재를 통해 공포를 자아내는 그런 내공 대신 오로지 귀 떨어져 나가는 사운드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던 그때 그 실력이 당 영화에는 더욱 극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엔 아예 제목을 <폰>으로 박아놓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당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핸드폰 벨소리가 영화초반 거의 재앙이다 싶을 정도로 주구장창 울려대는 턱에 관객의 짜증은 ‘공포’스러울 정도다.

게다가 나올 때, 안 나올 때 가리지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갑자기 튀나오는 ‘두둥~’ 사운드에는 아싸리 귀를 감고 싶을 정도다. 아직도 귓구녕에서 두둥~ 싸운드가 울린다. 아, 씨바… 무섭다.

포스터를 보면 당 영화의 공포는 하지원에게서 품어져 나오는 듯 하나 실상은, 귀신 쓰인 역으로 등장하는 아이 영주(은서우 분)와 한을 품고 사라진 여고생 진희(최지연 분)에게서 모든 공포가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그러나 영주의 경우 귀기 서린 역을 매우 호러틱하게 잘 소화했지만서도 그 나이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사, 가령 “이모… 사랑이 뭔 줄 알아?”, “이모는 진짜 사랑이 뭔 줄 모를 꺼야”같은 얼라의 입에서는 나오지 않음직한 대사만을 읊어댐으로써, 그런 대사를 만들어낸 그 얼토당토 시나리오가 무섭따.

그리고 진희는 인적이 드문 곳이거나 외진 곳, 귀신이 나올 만한 곳이라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어디서든 나타나 관객을 놀래킬라고 노력하는 그 지치지 않는 체력 땀시 역시 공포시럽따.

하지만 뭣보다 당 영화에서 가장 심장이 벌렁벌렁거리는 부분은 관객을 무서움의 도가니탕에 빠뜨리기 위해 공포영화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클리셰(자주 사용되는 설정)와 도구, 장소를 마구잡이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

또 거기에 앞썰한 <링>, <엑소시스트>와 비스무리한 설정 그리고 원조교제, 인공수정과 같은 사회문제까정 덧붙임으로써 이야기 구성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끝내는 당 영화가 도때기 시장처럼 풀어 헤쳐댄 이야기를 도대체 어떻게 수습할지 그 무대뽀 정신에 등골이 다 오싹할 정도다. 그리고 역시나 뭔가 제대로 보여줄랑말랑 싶더니만 흐지부지 마무리해 버리는 결말의 그 무지막지함엔 결국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릴 수밖에 엄따.

그러니 당 영화가 무서워? 안 무서워? 딥따 무섭지. 전작 <가위>에서도 그러더니만 당 영화 역시 공포물답게 꽤나 공포스럽더라구…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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