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


제작 단계서부터 반유대주의 조장 논란, 과도한 폭력묘사로 이러쿵저러쿵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멜 깁슨 감독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그런 까닭에 제대로 개봉이나 할 수 있을까 괜실히 궁금증을 일으켰던 당 영화가 미국개봉 3주 1위를 달렸단다.  

왜일까. 기독교 신자들이 앞 다투어 당 영화를 관람하려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단순히 기독교 영화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 본 특위의 판단이다.

당 영화는 앞뒤 다 자르고 예수(짐 카비젤 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12시간 전부터 부활하는 그 순간까지 딱 그 과정만 다루고 있다. 다시 말해 감독 멜 깁슨이 자신의 주관적 해석에 따라 성경을 이미지로 다시 구현한 것이 아니라 지문에 충실하게 최대한 객관적으로 영화를 재현하고 있다는 말이다. 대사까지도 고대 아람어와 라틴어로 구성했을 정도니까.  

당 영화는 그 중에서도 예수가 유대인에게 모함 당해 로마 병사에게 히껍할 정도로 수난 당하는 순간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장면을 살점이 냅따 뜯겨 나가고 핏줄이 퍽퍽 터져 나가는 등 거의 고어영화필로다가 사실적으로 재현함으로써 예수의 자기희생적인 면모를 비주얼로 가장 극대화하고 있다.

즉, 당 영화가 예수의 고난 장면을 심하다싶을 정도로 부각시키는 건,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함으로써 이를 통해, 예수가 우리를 위해 이와 같은 고통을 감내했다는 자기반성을 이끌어내고 종국엔 사랑과 화해라는 기독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게다가 당 영화는 예수의 고문장면을 시각적으로 유난히 강조하듯, 이전 예수를 다룬 영화들이 별다른 기교나 멋부림없이 단순무미건조하게 화면을 구성하여 하품을 유발했던 것과 달리 여러 가지 기교를 사용하여 요즘 관객들의 구미(?)에 맞게 매우 감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수난을 강조하는 와중에서도 예수의 품성 및 가르침과 같이 그와 관련하여 엑기스가 되는 일화를 마치 빨간펜 선생님 밑줄 쳐가듯 회상형식을 통해 짧지만 임펙트있게 제시하는 등 예수영화하면 지루할 것이라는 기존의 편견을 무참히 깨뽀사버리고 있다.

이처럼 당 영화는 보는 이의 감정을 극도로 자극한다거나 핏빛 자욱한 시각적인 측면이 유난히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까지 예수라는 개인을 다룬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인 모냥새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당 영화는 예수의 고난이 시각적인 부분에만 몰려 있음으로 해서 그것이 다분히 관객의 감정에 강하게 호소하고 있는 탓에 사랑과 화해의 메시지보다는 되려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도가 부각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부분이 반유대주의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지점인데 어허, 예수의 가르침은 사랑과 화해였거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 한 가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당 영화에 나오는 고문 장면, 고어영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잔인할 뿐 아니라 묘사에 있어서도 얼마나 사실적인지 비위가 약한 관객이나, 임산부, 노약자들은 웬만하면 당 영화의 관람을 자제하는 편이 나을 거라 본다.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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