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빌 Volume 2>(Kill Bill Vol.2)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은 두 편으로 구성된 ‘복수’에 대한 영화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당 영화 <킬빌 vol.2>는 전편에서 시간 관계상(?) 미처 다루지 못했던 제거대상 5人 가운데 나머지 3人인, 빌(데이빗 캐러다인 분), 버드(마이클 매드슨 분), 엘르(데릴 한나 분)에 대한 쥔공 #%$!(우마 써먼 분)의 처절한 응징을 다루고 있는 시리즈의 최종편이다.  

그리고 타란티노는 이와 같은 단선적인 이야기를 전편과 마찬가지로 역시나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자신이 열광하고 침 흘렸던 홍콩 쇼 브라더스 영화,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를 위시한 수많은 b급 및 액숀 영화들로 도배하고 있고(당 영화는 그 중에서도 엔니오 모리꼬네의 배경음악이 인상 깊은 세르지오 레오네의 마카로니 웨스턴을 주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를 시간 재배열이라는 특유의 연출에 따라 앞서에서 제시된 의문을 다음 장에서 풀어주는 방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크게 달라졌다면, <킬빌 vol.1>이 이유여하 막론하고 오로지 핏빛 영롱한 액숀으로 화면을 수놓았던 것에 반해 당 영화에서는 의문부호로 남겨졌던 사건의 시발점이 된, 빌의 일당이 그녀를 식장에서 죽이려 했던 이유, 그녀와 빌과의 관계, 그녀의 정체 등 전편에서 누락됐던 쥔공의 복수의 전말과 관련된 사안들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사실.

그로 인해 당 영화는 전체적으로 액숀의 비중은 크게 줄어들고 그 자리를 대화가 채우고 있는 형국인데 한마디로 <킬빌 vol.1>이 클라식 액숀의 A부터 Z까지 엑기스만을 모아 간추린 모음집이었다면 <킬빌 vol.2>는 이에 대한 전모를 모두 풀어서 설명해주는 해설집이라 할만하다.

그럼으로써 당 영화는 캐릭터의 성격이 한층 입체감을 띄고 인물간의 관계가 복잡해져 단순했던 이야기가 깊이를 더하는 등 전편에 비해 스또리가 더 풍부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일장일단이라고 했던가. 문제는 베일에 쌓인 인물 빌이 정체를 드러내면서부터 흥미가 배로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화가 많아진만큼 그에 비례해 사건의 긴장감은 떨어지고 줄어든 액숀 장면만큼 경쾌함도 떨어져 뒤로 갈수록 상당히 지루해진다는 점이다.

물론 장시간의 대화가 주는 느슨함을 방지하기 위해 타란티노는 <저수지의 개들>, <펄프픽션> 등 전작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수많은 문화들을 재료 삼은 수다를 통해 사건전개의 이해를 돕고, 상황을 은유하는 등 입담을 과시하는데 이번엔 그 효과가 영 시원치가 않다.

그것이 쥔공 #%$!과 빌의 마지막 멋진 한판 승부를 바랬던 관객의 기대감을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한 결과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수다 자체가 영 재미가 없는 것인지 콕 찝어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전체적으로 재미를 떨어뜨리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서 전편처럼 쉴새없는 그러면서 똥꼬까정 박진으로 조이는 액숀을 기다려왔던 제위들께서는 그 기대감을 한층 낮추고 당 영화를 관람하시는 것이 실망감을 최소화할 방법이라 사료된다.

그런 전차로 당 영화를 뮝기적에 봉한다.


<딴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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