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1.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대구리에 피도 안 마른 17세의 나이에 사기 하나로 미국의 금융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FBI를 농락하며 천재 칭호를 얻은 프랭크 윌리엄 에버그네일 2세(Frank W. Abagnale Jr)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그래서 서두에 ‘야부리 아님’이라는 자막을 깔고 시작하는 당 영화는 희대의 미성년 사기꾼 에버그네일 주녀(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와 경력은 쫌 되는데 하는 행동은 어리버리해 보이는 FBI 수사관 칼 핸래티(톰 행크스 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기본 뼈다구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음이다.

하지만 아무리 당 영화가 사실에 바탕을 둔 동명의 평전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서도 스필버그가 이것을 그대로 영화화하지 않았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최근 들어 더 노골적으로 어떤 소재든 만졌다하면 가족을 결부시켜 지겹도록 가족이념을 썰 푸는 그의 행보를 상기해 보라.

그래서 필립 K. 딕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진 소설임에도 불구 스필버그는 자신의 영화 속에서 이를 희석시키고 가족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풀어 넣었듯이 당 영화에서도 역시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가족주의를 대입하고 있다.

그런 관계로 당 영화는 표면상 사기꾼 VS FBI의 열라 박진 추격전을 예고하는 액숑의 모냥새를 띄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보다 고아나 다름없는 에버그네일과 가정이 없는 핸래티가 대립을 통해 새로운 부자(父子)관계를 성립하며 대체가정의 결합 수순을 따르는 드라마적 성격이 더 강하다.

이제 눈치들 다 까셨나? 그러니 만약 당 영화의 포스터와 마빡 카피만을 보고 우리가 흔히 아는 범죄물을 예상 때리고 관람에 임한다던가 스필버그가 감독이라는 이유만으로 휘황찬란한 볼꺼리 가득, 말초적 재미 충만한 영화 기대했다간 정신 건강 나빠져 육체적 피로 동반돼 애정전선까정 이상 생겨, 불신지옥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2.

우짰든 감독은 에버그네일의 실화를 바탕에 깔고 자신의 일관된 생각을 주입하는데 꼭 그의 개인사 및 핸래티와의 관계에서만 ‘가족’을 보는 것은 아니다. 스필버그는 에버그네일을 희대의 사기꾼으로 만든 1960년대라는 특정시기에도 주목하고 있음이다.

당 영화에 따르면 그 당시는 자본주의가 사람들을 물질(돈)과 외양에만 집착하게 만든 시기로써 내적인 가치가 그 힘을 잃으며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붕괴되었다는 것이다. 당 영화에서도 보면 아버지 에버그네일(크리스토퍼 월켄 분)과 한 지루박을 땡기시며 단란한 한 때를 보내던 어머니가 집안이 쫄딱 망하자 뒤돌아보지도 않고 돈 많은 변호사와 재혼을 하지 않나.

게다가 그렇게 붕괴된 가정을 재결합시키기 위해 우리의 쥔공 에버그네일 주녀 역시 뽀다구만으로도 먹고 들어가는 파일럿, 의사 등의 제복을 입고 사기행각을 벌이는 아이러니를 보이는 것이고.

바로 이러한 겉모습 위주의 시대상을 강조하기 위해 당 영화는 뉴욕 양키스가 승승장구하는 배경에 대해 선수들의 실력보다 오히려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이 상대방 선수를 주눅들게 하는 마빡이라고 상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전차로 당 영화는 60년대가 물질 숭배로 표면화된 외양에만 집착하다 보니 헛된 환상에만 들떠있는 시대라고 정의 내린다. 그런 느낌을 잡아내기 위해 야누스 카민스키 촬영감독은 인물을 잡는데 있어 창문을 통해 투영되는 빛으로 인물을 비추고 그 주위를 감싸는 등 몽롱한 화면을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썩어도 참치라고 천하의 스필버그가 독창적인 문화와 예술이 활개치던 60년대를 가지고 가족과 관련된 메시지만을 뽑아 냈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라고 본다. 스필버그의 주특기, 다 알잖어…

하지만 당 영화에서 스필버그는 <쥬라기 공원>이나 <A.I.>,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처럼 눈에 확 띄는 비주얼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대신 당 영화에서 시대를 드러내는 주요한 방법으로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문화요소, 즉 TV 프로와 영화, 만화 등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당 영화를 보면 이전 스필버그 영화와는 달리 상상력이 돋보인다거나 비주얼에 압도당한다는 감이 들지 않아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스케일이 작게 느껴져 결론적으로 소품스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본 우원이 보기엔 이렇게 규모를 크게 부풀리지 않고 소박하게 간 것이 영화의 주제를 확고히 하는데 더 부합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당 영화는 결국 두 쥔공이 서로의 정신적인 아버지, 자식이 된다는 스또리인데 만약 시끌벅적한 추격씬에 눈에 띄게 부풀려진 세트, 씨쥐 등이 전면에 나섰다면 감독의 의도가 잘 살지 않았음은 자명한 사실이라 하겠다.

왜 <A.I.>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그런 경험 있잖나, 영화의 스케일과 현란한 씨쥐, 그리고 긴장감 도는 상황전개에 막 몰입해 있다가 갑자기 튀 나온 가족 우짜구 저짜구에 대한 장광설 부분에서 영 적응하지 못했던 분위기… 그게 당 영화에는 얼마간 감소되었다는 얘기다.


3.

근데 당해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에는 이야기의 몰입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부분이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음에도 불구 보다보면 정말로 그랬을까, 라고 의심 때려지는 부분을 지적하려 하는 것인데,

TV 메디컬 드라마를 보고 수술과정을 익힌 의사(?) 에버그네일 주녀가 병원 사기를 무사히 마친다든지, 수백 명의 수사관으로 둘러 쌓인 공항을 그들의 눈을 홀리기 위해 고용한 미녀 승무원 사이에 숨어 탈출에 성공하고 또한 결혼할 여자의 부모가 어리숙하게 그의 의도에 너무나 쉽게 속아넘어가는 부분들 말이다.

물론 사실일 수 있다. 당 영화 실화라고 하지 않았냐. 그럼에도 위의 예를 든 몇 가지 경우는 관객에게 실소만을 자아낼 가능성 농후해 보인다. 이런 모습들은 희대의 사기꾼이라고 알려진 에버그네일 주녀의 천재적인 면을 부각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주위에 있는 사람들, 특히 그를 쫓는 핸래티 이하 FBI를 존나게 무식한 바보로 보이게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묘사들을 보면 에버그네일 주녀를 제외한 당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전부다 바보멍충이똥개다.

하지만 핸래티가 에버그네일을 교묘하게 체포하는 모습을 보면 FBI는 전혀 바보스럽지 않음이다. 그만큼 당 영화는 인물에 대한 묘사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스필버그는 이런 인물들을 끌어안고 영화를 진행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쥔공 에버그네일의 사기행각이 결손된 가정에서 비롯되었음을 알리고 그가 얼마나 가족을 갈구하는지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족 이데올로기를 전하는데 있어서 스필버그는 존나 단순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점은 특히 에버그네일과 핸래티와의 성탄절 이브의 전화통화에서 두드러짐이다.  

에버그네일은 매년 크리스마수 이브에 핸래티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을 체포하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핸래티는 구라치지 말라며 무시한다. 그래서 에버그네일은 계속 범죄를 저지른다.

그러나 그의 사기행각을 막는 유일한 인물은 핸래티다. 에버그네일을 체포해서가 아니다. 핸래티가 그의 대체 아버지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니까 스필버그가 종국에 말하는 메시지 모냐? 간단하다. ‘결손가정이 문제아를 낳는다’ 모 그런 거다. 왜 중간에도 보면 에버그네일이 화를 내면서 아버지에게 “내가 범죄자인걸 알면서 왜 그만두라고 하지 않느냐며” 성내지 않냐.

그렇다고 혹시 오해는 마시라. 메시지가 단순하다고 비판하는 게 아니니까. 다만 이를 설득하기 위한 중간과정이 깊이가 없다보니 메시지 역시 큰 울림을 전달하지 못하고 스필버그의 단순함은 그저 단순함으로 비춰진다는 얘기다.


4.

결론 때려보자.

당 영화 ‘잡아 볼 수 있음 함 잡아봐’라고 수사관을 비웃는 17세 사기 소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스필버그 손에 들어간 결과, 가족에 대한 의미에 더 집중을 한 관계로 ‘잡혀줄테니 제발 잡아줘’로 바뀌었다.

액숑과 뭐 그런 오락꺼리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좀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렇다고 재미없다는 소리가 아니다. 역시 대가답게 스필버그의 이야기를 풀어 가는 연출력이며 관객의 감정을 조였다 푸는 실력은 여전함이다. 게다가 <비치> 이후 얼굴보기 힘들었던 디카프리오 보는 재미도 쏠쏠하구.

하지만 스필버그가 당 영화를 통해 표현했던 가족에 대한 메시지는 가슴팍에 팍 와닿지 않았음이다. 아직 인간탐구에 대한 수련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해서 본 우원은 당 영화를 뮝기적에 봉하려 했으나 며칠 안 있으면 구정인데 영화 한 편 안 보고 걍 지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잖냐. 그렇다고 썰만 무성했지 내용물은 별로 튼실하지 않은 <영웅>이나 <이중간첩>을 추천하자니 그렇고…

그나마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화제작이 즐비한 이번 주 가장 볼 만한 영화라는 판단 하에 당 영화를 베스트 주녀의 반열에 올려놓는 바이다.


<딴지일보>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