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자객>(Romantic Assassin)


<낭만자객>은 <두사부일체>, <색즉시공>의 연이은 대박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코미디 흥행감독의 반열에 올라선 윤제균 감독의 한자성어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허우대만 멀쩡했지 하는 짓은 영 얼빵한 요이(김민종 분)와 예랑(최성국 분)의 낭만자객단이 어찌저찌 우당탕해서 처녀구신 향이(진재영 분)에게 잡혀 그녀의 恨을 풀어주고 결국 저승 가는 길을 열어준다는 스또리의 영화다.

이렇게 당 영화는 감독의 전작을 보나, 옆에 있는 포스터를 보나, 위에 짧게 썰한 이야기를 보나 여러 모로 보았을 때 코미디의 외양을 두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본 특위가 확인해 본 결과, <낭만자객>은 놀랍게도 웃기기는커녕 볼수록 눈물만 줄줄 흐르는 신파영화였다는 사실이 뽀록나고야 말았다.

물론 당 영화는 코미디 비스무리한 걸 구사하기는 한다. 근데 그 수준이란 게, 우껴주고는 싶은데 말로 우껴줄 실력은 안 되니 영화 속에는 의미 없는 욕설과 음담패설, 그리고 더럽기만 한 화장실 개그만이 난무하고, 결국 하는 수 없이 슬랩스틱 코미디로 승부를 거나 이 역시 공허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으니…

이를 접한 관객은 전혀 우끼지도 않은 개그를 2시간 내내 보고 있는 자신의 팔자가 기구해지는 동시에 남산타워 3배 높이로 파도치며 밀려드는 회의감에 눈물이 절로 앞을 가리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감독은 한 번 울린 관객의 눈물샘을 제대로 터뜨려 주려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그래서 같잖은 개그에 이어 이번엔 거의 15년 전 <우뢰매>에서나 봤음직한 합성화면을 선보임으로써 관객을 다시 한 번 눈물의 도가니탕으로 진탕 빠뜨리니…  

아~ 정말이지 한국의 수려한 금수강산을 배경화면 삼아 불새가 되어서 하늘을 나르는 우리의 낭만구신들의 합성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이 꼬라지 가지고 올 겨울 <반지의 제왕>과 맞짱 뜨겠다는 그 무식한 기백이 놀라워 또 한 번 눈물이 앞을 가릴 따름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스토리가 말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당 영화는 감독이 원하는 바와는 달리 우낀 대목에 이르면 관객이 울음을 터뜨려 버리고, 슬픈 대목에 이르면 웃음을 터뜨려버리는, 쒯영화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처절한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이 절체절명의 순간, 관객은 <나비>에서의 은퇴선언을 고무신 뒤집어 신듯 번복, 기염을 토악질하며 당 영화에 출연한 김민종이 이제는 정말로 영화계 은퇴의 길을 가야하는 건 아닌지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눈물을 훌쩍이게 되며, 나름대로 테레비에서 괜찮은 MC로 주가를 올리던 이매리가 왜 당 영화에 출연해 스타일 구김으로써 앞으로 활동하는데 지장이 생기는 건 아닌지 눈물이 글썽이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걸 제쳐두고 당 영화가 많은 사람을 슬프게 하는 건 감독이 <천녀유혼>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결과물이 바로 이 꼬라지였다는 사실과 코미디도 아닌 주제에 자신을 코미디로 불러야 하고, 영화 같지도 않은 것이 영화 행세를 해야만 하는 그 기구한 운명이다.

해서 이 영화를 앞에 두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 이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판단 하에 본 특위는 솟구치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당 영화 <낭만자객>을 워스트에 뽕하는 바다…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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