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판에도 ‘철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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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들은 충격적인 소식. <선라이즈>를 보려고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 로비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 김성욱 프로그래머와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FILM2.0 휴간에 대한 얘기였는데 갑자기 김 프로그래머 왈, “서울아트시네마도 앞으로 힘들 것 같아요” “뭐라고요?”

그의 말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단다. 대신 지원에 대한 부분을 공모로 돌리니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며 2월 9일 서울아트시네마 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이다. 2월 5일자 <프레시안>에 실린 김성욱 프로그래머 인터뷰 기사를 보면, “퍼센티지만 따지면 영진위의 지원은 (서울아트시네마) 전체 예산 중 30% 정도로 그리 높지 않다. 문제는 이것이 필수적인 공간 임대료 등에 해당되기 때문에 절대적이라는 것이다.”라고 나와 있다. 다시 말해, 영진위의 지원 중단은 곧 서울아트시네마의 운영 중단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공모를 언급하긴 했지만 서울아트시네마가 수익사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누가 보더라도 실효성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2009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모토가 ‘공간의 발견, 행복의 시네마테크’인데 표어가 무색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안 그래도,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이번 영화제를 기획하면서 몇 가지 불길한 징조를 느꼈다고 한다. 전용관 확보가 요원한 상황에서 ‘공간의 발견’이라는 표어가 주는 아이러니, 그리고 폐막작(이랄 수 있는) <캘리포니아 돌스>가 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유작이라는 사실이 괜히 불길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두고 “모든 재앙에는 표식이 있다”는 표현을 썼더랬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조건반사적으로 용산철거 사태가 떠올랐다.

난 이번 서울아트시네마 ’사태’(?)가 MB정부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개발논리가 빚은 참극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운영에 절대적인 영진위의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곧 짐 싸서 나가라는 소리와 진배없다. 다른 게 있다면 이를 최종 승인한 이는 영진위 강한섭 위원장이라는 것. 강한섭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그의 행보는 MB정부가 그동안 보여준 그것과 일맥상통하다. 전임자 배제하고 자기 사람 심기, 결과에만 집착하는 안일한 정책 준비, 그리고 일방적인 몰아내기까지.

문제는 그런 식의 업무집행이 생태계의 기초터전을 파괴한다는데 있다. 예컨대, 용산철거 사태는 대기업의 천문학적 수익을 위해 서민들이 착취당하는 개발논리의 구조를 여실히 보여줬다. 자칭 ‘시장주의자’가 지휘봉을 잡은 영화계 역시 다르지 않다. ‘영화 도서관’이자 ‘교육기관’인 서울아트시네마와 같이 돈 되지 않는 사업은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바야흐로 영화판에도 ‘철거’가 시작된 것이다.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며칠 후 강한섭 위원장과 만나기로 했단다. (그가 약속대로 자리에 나온다면!) 이야기가 잘 진행돼 지원 중단 결정이 번복된다면 좋겠지만 상황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아니 강한섭 위원장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건데 절망적이다. 그렇게 되더라도 김 프로그래머는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한다. 그럼 강 위원장은 특공대와 물대포를 동원하려나. 그렇더라도 별로 놀라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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