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톰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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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전혀 새롭지 않지만 기존의 이 장르가 가지고 있는 공식을 세련되게 조합한 기성품에 가깝다. 외계인의 지구 침공이라는 SF 배경에, 죽어도 죽지 않는 인물의 타임 루프 설정을 가미, 할리우드 전쟁영화 특유의 영웅 스토리로 매조지하는 만듦새는 예상 가능하되 장인의 손놀림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그렇다면 주인공 캐스팅 역시 이 장르에 익숙하지만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배우가 제격일 것이다.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받아본 브래드 피트가 빌 케이지 역을 거절한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 테다. <12 몽키스>(1995)를 제외하고는 SF 영화에 출연한 경력이 없을 뿐더러 그의 작품 선택 경향은 최근 들어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에 더 기운 듯하다. 그래서 더그 라이먼 감독이 선택한 배우는 톰 크루즈다. 톰 크루즈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추구하는 세계관이나 인물 구성에 최적화된 배우다.

그의 필모그래프를 살펴 보면,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상위 개념에 두고 마치 그 외의 작품 들이 이에 종속되는 형태를 띈다. 공교롭게도 톰 크루즈는 SF물인 <오블리비언>(2013)의 촬영을 마친 후 일주일의 휴식도 갖지 못한 채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 합류했다. 외계인의 침공으로 폐허가 된 지구가 배경인 <오블리비언>에서처럼 그는 <우주전쟁>(2005)에서도 외계인과 맞선 적이 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후방에 있다가 전방의 전투병으로 차출되는 것처럼 톰 크루즈는 <탑 건>(1986)과 <7월 4일생>(1989), 그리고 <작전명 발키리>(2008)에서 군인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게다가 죽었다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극 중 빌 케이지처럼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에서는 불멸의 뱀파이어를, <오블리비언>에서는 끊임없이 재생 가능한 복제인간을 연기했다.

톰 크루즈의 캐릭터들이 웬만해서는 잘 죽지 않는 이유는 지구 평화(?)를 위해서다. 대표적인 작품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일 텐데 제목이 의미하는 바대로 톰 크루즈는 대개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며 영웅의 이미지를 획득했다. 그래서 종종 큰 부상을 입기도 했는데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그 잘 생긴 얼굴이 완전히 망가질 때다. <바닐라 스카이>(2001)에서는 교통사고로 심한 흉터가 생겼고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에서는 신분을 숨기기 위해 녹아내리듯 얼굴을 변형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는 외계인의 공격으로 얼굴이 새까맣게 타버리기까지 한다.

흥미롭게 비틀기한 요소도 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빌 케이지와 리타 브라타스키(에밀리 블런트) 병장은 뒤로 갈수록 서로에게 감정이 끌리지만 기본적으로 멘토와 멘티 관계에 충실하다. 막 스타로 발돋움하던 시기, 톰 크루즈는 영화 상에서 꽤 많은 멘토를 가졌었다. <컬러 오브 머니>(1987)의 당구 도박꾼 에디 펠슨(폴 뉴먼), <레인맨>(1989)의 자폐증 형 레이먼(더스틴 호프먼)과의 관계가 그러했는데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는 리타 브라타스키를 등장시켜 흥미롭게 변주하는 것이다. 살펴본 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그동안 톰 크루즈가 연기한 캐릭터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인 것이다. 바로 여기에 이 영화가 주는 익숙한 재미가 있다.  

맥스무비
(2014.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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