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그 여자>의 ‘운명적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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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그 여자>는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와 <엘리노어 릭비: 그 여자>까지, 총 세 편의 영화로 이뤄진 로맨스다. 열렬히 사랑했고 결혼까지 이른 코너(제임스 맥어보이)와 릭비(제시카 차스테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뜨겁게 사랑을 나눴던 코너와 릭비는 현재 별거 상태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이들의 사랑에 균열이 생긴 건 둘 사이의 결실이었던 아이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부터다. 아이의 빈자리를 남편이 메워주기를 바랐지만, 코너는 릭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아이의 죽음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자신의 배를 채우겠다며 음식 얘기를 꺼내는 코너가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릭비는 코너와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코너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상심한 그녀가 하루빨리 몸을 추슬렀으면 하는 바람에서 음식을 주문한 것이 그렇게 곡해되다니. 남녀는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관계를 지속하기가 힘들어진다. 코너와 릭비가 처한 상황이 그렇다. 코너는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하려 대화를 시도하고 릭비는 이를 회피하며 도망치기를 반복한다.

별거 중이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서로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 없는 이들의 관계는 마치 좇고 쫓으면서 ‘원’을 그리는 사이로 묘사된다. 적극적인 해명 노력이 통했는지 이제 설득 과정을 포기한 코너의 등 뒤로 릭비가 따라와 포옹하며 ‘점’을 이룬다. 원을 그리며 노력하는 관계와 점으로 완성된 운명적인 사랑. 이를 받아들인다면 왜 이 영화가 굳이 ‘그 남자’와 ‘그 여자’ 편을 나누고 이를 다시 하나로 합했는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운명적인 사랑은 신이 점지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노력에 따라 완성 여부가 결정된다. 릭비의 아버지는 사랑이 깨진 후 자살 시도까지 한 릭비에게 “모든 사랑을 시작할 때는 영원할 거라 믿지만, 힘들어지기 마련이야” 애틋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코너도 상처받기는 마찬가지여서, 가장 친한 친구는 “사랑에는 상처가 따르는 법이야. 상대에게 바라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지”라며 남녀 관계에 있어서 이해와 배려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서로를 잘 알기 위한 노력이 바로 이해와 배려다. ‘그 남자’와 ‘그 여자’ 편에는 왜 이들이 서로의 감정을 곡해할 수밖에 없었는지 각자의 입장에서 자세하게 서술된다. 이를 통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이해’하면 둘 간의 미묘한 견해 차이에서 생긴 갈등을 눈감아줄 수 있는 ‘배려’가 가능해진다. 결국, 이 두 편을 하나로 합친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그 여자>는 다시금 완성된 코너와 릭비의 사랑이다. 운명적인 사랑은 노력으로 완성되어 간다는 걸 이 영화는 독특한 구성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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