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과 슈퍼밴드>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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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 합성 애니메이션인 <앨빈과 슈퍼밴드>는 우리에게 낯선 작품이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영화이전 <Alvin and the Chipmunks>라는 제목으로 무려 반세기 가까운 시간동안 사랑받고 있는 ‘국민만화’다. 1958년 최초로 선보인 만큼 <앨빈과 슈퍼밴드>의 역사를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History

로스 바그다서리언(Ross Bagdasarian)이라는 무명의 작곡가가 있었다. 망하기 일보직전의 레코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던 그는 온 재산을 털어 고급 테이프 레코더를 구입했다. 회사를 구할 히트 곡을 내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며 책상 주변을 둘러보던 중 <Duel with the Witch Doctor>라는 책을 보게 됐다. 문뜩 영감을 얻어 “OO EE AH AH TANG TANG WALHA WALHA BING BANG”라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Witch Doctor]라는 곡을 만들며 꿈에 그리던 빅히트 곡을 내기에 이른다. 리코딩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춰 가사를 녹음한 뒤 정상속도로 재생함으로써 앵앵거리는 ‘헬륨 보이스’(Helium Voice)를 완성, 후렴구의 묘미를 극대화한 것이 비결이었다. <앨빈과 슈퍼밴드> 탄생의 시금석이 된 1958년의 일이다.  

‘Witch Doctors’의 히트에도 회사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위가 한창이던 1959년 여름, 바그다서리언은 크리스마스가 언제 오냐며 칭얼거리던 네 살 아들에게서 힌트를 얻는다. ’크리스마스야 늦지 말아줘‘라는 소망을 담은 [The Chipmunk Song(Christmas Don’t Be Late)]를 만들어 또 한 번의 히트는 물론 그해 그래미상까지 수상하게 된 것. 그 기세를 몰아 바그다서리언은 획기적인 변화를 꾀한다. 차를 몰던 중 다람쥐 한 마리가 그 앞을 지나가는 광경을 목격하고 헬륨 보이스에 적격이라 판단, 앨빈이라는 이름의 다람쥐 캐릭터를 창조했다. 한 마리로는 부족했던지 사이먼과 테오도르까지 멤버를 추가하니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앨빈과 다람쥐들(Chipmunks), 바로 <앨빈과 슈퍼밴드>다. (이들의 이름은 레코드사의 간부 이름에서 따왔다)

다람쥐 삼총사를 내세운 첫 번째 앨범 <Let’s All Sing with the Chipmunks>의 [The Chipmunk Song(Christmas Don’t Be Late)]는 가장 단기간 내에 팝차트 1위를 차지한 곡이 됐고(이 기록은 1964년 비틀스의 [I want to Hold Your Hand]에 의해 깨졌다) 7주 만에 4백만 장이라는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앨빈과 슈퍼밴드>는 ’에드 설리번 쇼‘에 인형의 모습으로 출연했고 1961년에는 이들을 만화화한 <The Alvin Show>가 1년간 방영됐다. 

<앨빈과 슈퍼밴드>가 만화영화로 방영된 건 1981년 NBC를 통해서다. 이 아이디어는 로스 바그다서리언의 아들 로스 바그다서리언2세의 것이었다. 1972년 바그다서리언의 사망 후 6년 동안 <앨빈과 슈퍼밴드>는 별다른 활동이 없었다. 이에 바그다서리언2세는 1977년 아버지의 다람쥐 자식들을 자신이 맡기로 결정하고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시리즈에 주력하게 된다. 그 결과물이 바로 만화영화 <A Chipmunk Christmas>(1981)로, 동시 발매된 OST는 플래티넘을 기록했고 7년 뒤에는 극장용 영화 <The Chipmunk Adventure>로 제작돼 역시 흥행에 성공한다. 그리고 2007년 동명의 영화로 재탄생, 올 12월 전 세계 개봉을 통해 또 한 번의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가필드><보글보글 스폰지밥>의 톰 힐이 연출을 맡고 <다이하드4.0>의 저스틴 롱이 목소리 출연한 <앨빈과 슈퍼밴드>는 그들의 역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LA의 한 음반사, 한 남자가 당황하고 있다. 별 볼일 없는 작곡가 데이브(제이슨 리)다. 자신의 노래를 쓰레기라고 평한 사장의 평가에 화가 머리끝까지 솟았다. 이를 뒤집기 위해선 세상을 놀라게 할 노래가 필요한데 아뿔싸! 능력 부족이다. 그런 데이브 앞에 말썽꾸러기 다람쥐 세 마리가 침입한다. 천부적인 음감의 소유자 앨빈(저스틴 롱), 노래와 춤에 천재적인 사이먼(로스 바그다서리언 2세), 밴드의 불화를 중재하는 막내 테오도르(재니스 카먼). 데이브와 손잡고 힙합가수로 데뷔를 하니, 바로 <앨빈과 슈퍼밴드>다. 

<앨빈과 슈퍼밴드>는 영락없는 로스 바그다서리언의 이야기다. 특히 데이브 역의 제이슨 리는 감독 톰 힐이 바그다서리언의 이미지와 가장 비슷한 배우를 찾기 위해 공들여 캐스팅한 배우다.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앨빈과 슈퍼밴드> 탄생 50주년을 불과 1년 앞둔 상황에서 바그다서리언과 그가 창조한 다람쥐 밴드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적으로 음반 4,300만장, 그래미 어워즈 5회 수상, 골드 플래티넘 음반 12장, 관련 상품 매출 75억 달러까지. 바그다서리언의 아들 바그다서리언2세의 의해 새롭게 태어난 극장판 <앨빈과 슈퍼밴드>는 지금의 관객은 물론 과거의 향수를 추억하는 이에게도 멋진 선물로 남을만한 작품이다.


SOUNDTRACK

현재의 기술력과 고전적인 이야기, 캐릭터를 적절히 혼합한 영화처럼 <앨빈과 슈퍼밴드> OST는 1950년대 후반의 감성을 살리면서 현대의 유행을 가미한 구성이 특징이다. [Witch Doctor]와 [The Chipmunk Song(Christmas Don’t Be Late)]의 오리지널 버전을 실으면서 각각 ‘갱스터랩’과 ‘DeeTown OG Mix’로 리믹스한 곡을 전면에 배치한 것이 좋은 예다. 디지털적인 사운드와 댄스, 그리고 힙합이 미국 음악씬의 전반적인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리즈가 업데이트 될수록 음악적인 변신에 맞춰 외양적인 변신도 끊임없이 모색했던 <앨빈과 슈퍼밴드>의 내력은 상업성을 추구하는 할리우드의 구미에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나팔바지를 입고 디스코를 추던 ’앨빈과 슈퍼밴드‘는 이제 헐렁한 옷을 걸친 채 힙합 춤을 춘다)

하지만 <앨빈과 슈퍼밴드>의 OST를 기존의 OST처럼 노래를 부른 가수 위주로 분석하는 형식으로 접근하기에는 곤란한 측면이 존재한다. 전체 16곡 중 한곡을 제외하고는 가상의 <앨빈과 슈퍼밴드>가 곡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기 때문이다. 대신 이 앨범을 감독한 알리 디 테오도르(Ali ‘Dee’ Theodore)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랜스포머><판타스틱4-실버 서퍼의 위협><박물관이 살아있다> 등의 OST를 담당했던 그는 거두절미하게, 경쾌한 팝음악 구성에 일가견이 있는 음악 감독이다.

이번 앨범의 경우, 애니메이션의 주요 타깃 층이 되는 아동은 물론, 과거에 <앨빈과 슈퍼밴드>를 보며 자랐던, 지금은 성인이 된 관객까지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까닭에 단조로운 리듬과 재미있는 가사, 그리고 낮 시간의 MTV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음악이기를 원했다. 특히 <앨빈과 슈퍼밴드> 특유의 헬륨 보이스는 아동들에게는 친근하게, 성인들에게는 유머로 다가가겠지만 음악적인 면에서도 이 앨범만의 개성으로도 작용한다. 사실 헬륨 보이스는 팝이나 힙합 댄스곡에서도 종종 활용이 되는데 <앨빈과 슈퍼밴드> OST의 경우, 특이한 음색과 달리 원래의 창법에 굉장히 충실하면서 원곡과의 조화에도 신경을 쓴 지점이 역력하다. <앨빈과 슈퍼밴드>의 OST는 한마디로, 현재와 과거, 원곡과 리메이크사이의 조화로움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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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vin and the Chipmu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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