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의 버라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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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는 할리우드의 무성영화 시절을 주름잡던 최고 스타가 유성영화의 출현에 따라 몰락하는 과정을 그렸다. 미셸 아자나비슈스 감독은 현대에는 거의 잊힌 무성영화 기법으로 이 영화를 연출했지만 시대와 동떨어지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디지털의 도래로 필름이 점점 사라져가는 작금의 영화 현실을 은유한 까닭이다. 하지만 이 은유는 그렇게 직접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운드 대신 자막으로, 마임을 연상시키는 과장된 표정과 행위연기로, 그리고 상영시간 내내 계속되는 음악으로 현대의 관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로 다가간다.  

그럼에도 <아티스트>가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은 지는 별 조지(장 뒤자르댕)와 뜨는 별 페피(베레니스 베조)의 러브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까닭이다. 현대 관객의 관심사가 변덕 들끓어 예상할 수 없다지만 영화사 초기부터 남녀의 사랑은 언제나 좋은 소재였고 관객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마케팅 포인트였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적 가치가 변모해도 변하지 않는 관심사는 늘 존재해왔다. <아티스트>가 다루는 사랑이 그러하거니와 남녀 간의 스캔들, 특히나 유명인 들의 사랑 놀음은 언제나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WHO’S THAT GIRL?’ 신작 홍보를 위해 레드 카펫 위에 선 조지에게 배우지망생 시절의 페피가 달려들어 키스를 하자 이를 본 기자들에 의해 다음 날 기사화 된 ‘버라이어티’의 헤드라인이다. 이 장면에서 놀라운 것 하나. 지금은 영화산업을 전문으로 다루는 버라이어티가 당시에는 연예(와 연애) 기사를 1면에 다루는 타블로이드였다는 사실! 그러니까 무성영화가 주류이던 시절에도 언론은 연예인의 가십을 쫓아다녔고 대중은 이에 열광했다. 무성영화에서 발성영화로, 필름영화에서 디지털영화로 바뀌었지만 언론과 대중의 속성은 여전한 것이다.

<아티스트>는 지금 이 시대에는 다소 생소한 무성영화 형식을 적극 차용했지만 흑백필름이 주는 향수로 전환하며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를 특별한 것으로 포장한다. 다시 말해, 지나간 시절을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기보다는 보편성의 힘을 믿고 새로운 시대에 맞춰 돌파하려고 한다. 조지가 페피의 도움을 받아 말보다 동작을 많이 활용해야 하는 뮤지컬로 발성영화 시절에 재기를 노리는 것처럼 말이다. ‘WHO’S THAT GIRL?’ 언론이 스캔들에 목매하는 것처럼 영화의 관객들 또한 러브 스토리에는 변함없이 목말라 한다. 

“<아티스트>의 버라이어티”에 대한 6개의 생각

    1. 함장님 안녕하세요 ^^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만드세요. < 아티스트> 보셔도 후회 안 하실 거예요. 영화 너무 좋아요. 그리고 말씀주신 부분은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1.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우연찮게 선택해서 본 이후로 주변사람들에게 마구 추천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흑백 무성영화라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전혀 구닥다리처럼 보이지 않더군요. 오히려 무성영화라는 점을 정말 영악하게 이용한 장면도 있구요.ㅎㅎ 진정 유쾌한 영화입니다.

    1. 안녕하세요 stefanet님 잘 지내고 계시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이 영화 부산에서 보셨군요, 그때 이 영활르 본 사람들이 너무 많이 추천을 해주셔서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는데 정말 너무 좋더라고요. 최근에 본 좋은 영화가 많지만 마음을 움직인 영화는 < 아티스트>가 유일했어요. 역시 영화는 이야기라니까요 ^^

  2. 쌀쌀한 밤에 혼자 봤어도 참 로맨틱한 밤이었죠. 이 오진 세상 구원할 건 역시 사랑뿐구나~ 하면서 돌아왔던 기억이 나네요^^ (실은… 빡쎈 세상..)

    1. 아마 그 시간에 저는 < 돼지의 왕>을 봤을 거예요. 쌀쌀한 밤이 더 춥게 느껴지는 날이었죠 ㅋㅋ 맞아요, 세상 사람들이 다 사랑하고 있으면 지금처럼 빡세지는 않겠죠, 하지만 알아도 쉽지 않은 게 이 세상이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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