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The Man from No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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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이하 ‘최’) 오늘은 어떤 영화로 우리를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주실 건가요?
허남웅(이하 ‘허’) 저는 아직도 이 사람이 왜 아저씨 반열에 올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원빈이 아저씨로 출연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저씨>(8월 4일 개봉)입니다.

어머, 원빈이 아저씨로 출연한다고요? 그게 가능한가요?
영화에서는 가능합니다만, 이게 말이나 됩니까. 저 같은 아저씨들은 어찌 고개 들고 살라고 말이죠. 근데 실은 원빈이 아저씨인 이유가 있습니다.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은 말 못할 사연을 안고 전당포를 운영하는 비밀스러운 인물 태식으로 등장하는데요. 유일하게 마음을 여는 대상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미라는 이름의 소녀입니다. 근데 이 소녀의 어머니가 범죄에 연루되면서 소녀가 인질로 잡혀가는 일이 생기고요. 그러면서 소녀를 구하기 위해 원빈이 연기한 태식이 가담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태식의 과거도 밝혀진다는 내용입니다.

이야기만 들어도 굉장히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데요?
<아저씨>는 원빈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요. <마더>에서는 다소 덜 떨어진 아들 역할을 맡았었죠. 굉장히 순박했던 인물이었던 것에 반해서 <아저씨>에서는 마초적인 인물을 연기합니다. 근데 마초적이라고 해서 여자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그런 의미는 아니고요. 남성미가 넘친다는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마초입니다. 어린 소녀를 구하기 위해 자기 몸과 마음을 바친다는 남성은 얼마나 멋진가요. 멋지지 않나요?

그런 남자를 만나면 원이 없죠.
그게 또 원빈의 매력인 것 같아요. 영화 출연작만 해도 <킬러들의 수다>나 <마더>에서는 웃으면 티 없이 맑은 우리 아기 같은 영혼처럼 비치다가도 <우리 형>이나 <아저씨> 같은 작품에서는 야성적인 느낌을 선보이잖아요.

야성적인 느낌이라면 액션이 빠질 수 없겠군요?
물론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저는 원빈이 외모만 활용하는 배우가 아니라 몸을 사용하는데도 능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저씨>의 무술감독 이야기를 들어보니 예상한 것보다 그림이 잘 나왔다고 하네요. 이 영화에서 쓰인 무술이 동남아의 ‘필리피노 칼리’와 ‘아르니스’라고 하는데 엄청나게 스피드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원빈이 잘 했다는 얘기가 되고요. 게다가 이 영화에서는 원빈이 비밀을 간직한 인물인 만큼 말이 거의 없는 인물로 나와요. 간혹 대사를 치는데 그 대사들도 거의 단문 형식에 불과한데 굉장히 심금을 울려요. 무슨 말인가 하면 그만큼 몸으로 펼치는 액션 연기가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짧은 말 한 마디가 위력이 있다는 얘기거든요. 제가 알기로 원빈은 여성 팬에게 어필하는 배우지만 <아저씨>의 원빈 연기는 아저씨들마저도 팬들로 포섭할만한 연기를 펼쳐 보입니다.   

<아저씨>를 연출한 감독은 누구인가요?
이정범 감독이라고요, 예전에 설경구, 나문희, 조한선이 출연했던 <열혈남아>를 연출했던 감독인데요. 이정범 감독은 굉장히 마초적인 장르, 그러니까 <열혈남아>는 조폭 장르였고, <아저씨>는 액션물인데 여기에 모성애와 같은 인간적인 감정을 접목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마초를 세탁기에 넣고 인간적인 감정이라는 세제를 넣어 돌리면 부정적인 마초 때가 쏙 빠진다고 할까요. <아저씨>의 경우, 감독의 표현에 의하면 “옆집 아저씨가 소녀를 구하는 설정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 영화를 시작했다고 하거든요. 다시 말해, <아저씨>는 ‘액션영화가 부성애를 만났을 때’라고 생각하면 될 만한 장르입니다.

하지만 극중 옆집 아저씨인 원빈과 소녀는 피를 섞인 관계는 아닌데 납치당한 소녀를 위해 아저씨가 뛰어든다는 설정이 가능한가요?
바로 그 지점에 이 영화의 작은 비밀이 숨겨져 있기도 하고요. 이와 관련해서, 제가 흥미로웠던 것은 말씀처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이 맺는 소통의 관계였는데요. 최근 보면 아이 관련한 큰 사고들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잖아요, 그것에 대한 일종의 대리만족처럼 <아저씨>의 주인공 원빈이 그런 천인공노할 짓을 서슴지 않는 범죄 집단에 단죄를 가하고 있고요. 극중 소녀의 경우도 보면 엄마가 있긴 하지만 전혀 보살핌을 받지 못해요. 대신 극중 아저씨가 그런 감정을 주는 것인데 영화를 인간의 감정 교류는 단순히 피를 나눴다고 이뤄지는 건 아니잖아요. 아마 그런 게 소통일 것이고. 그래서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그런 관계와 소통을 보여주려고 했던 게 아닌가 해요. 다만 문제는 그런 정서를 깔고 있다는 전제를 감독이 하고 있는 것인지 극중 아저씨와 소녀의 관계가 깊이 들어가는 건 아니거든요. 관계의 묘사는 다소 피상적인 게 사실이죠.

소녀 역의 연기도 그만큼 중요했을 텐데요, 누가 연기를 했나요?
김새론이라고요, 우니 르콩트 감독의 <여행자>라는 작품에 출연해서 아빠에게 버림받은 아이 연기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이목을 끈 적이 있어요. <아저씨>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일화가 김새론은 그 전까지 원빈이 누구인지 몰랐데요. <아저씨>를 하면서 비로소 원빈을 알게 됐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워요. 그러니 옆집 아저씨라도 이런 아이가, 비록 영화이긴 하지만 납치됐다고 하면 가만히 있을 리 없잖아요.

그럼 <아저씨>는 어떤 분들이 관람을 하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요?
당연히 여성분들, 원빈이 너무 멋있으니까. 아니 예쁘니까. 다만 안타깝게도 <아저씨>는 잔인한 장면들이 생각 외로 많이 나오거든요. 아무래도 아이를 납치해간 이들에게 단죄를 가하는 영화이니 만큼 잔인한 장면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이런 장면을 잘 못 보시는 분께서는 염두에 두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소식 감사합니다.


세상을 여는 아침 최현정입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MBC FM4U(6: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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