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뛰네>(My Heart Be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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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의 영화과 교수로 재직 중인 주리(유동숙)는 매사에 의욕이 없다. 지금껏 남자 경험이 없는 그녀는 “하고 싶어, 많이 하고 싶어, 남자도 자주자주 바꿔 가면서”라고 주문을 외지만 좀체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던 중 에로영화 제작사를 운영하는 대학동창 명숙을 찾아가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뱃살은 출렁 늘어졌고 남자 경험도 없는 그녀에게 에로 연기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심장이 뛰네>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2005)의 여자 버전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차이는 크다. <40살까지 못해본 남자>가 어떻게든 여자와 관계를 갖고자 하는 주인공의 절박한 심정을 코믹하게 바라봤다면 <심장이 뛰네>는 일종의 자아 찾기로 묘사한다. 주리가 그렇게 남자와 자고 싶은 것은 단순히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다. ‘사랑’의 한 행위로써 (에로영화를 빙자한) 성관계가 전면에 나설 뿐 주리는 상대 남자배우와의 심리적 교감을 통해 죽어있던 감정의 ‘심장이 뛰는‘ 짜릿한 경험을 하기에 이른다.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 여자의 몸은 대개 관음과 탐닉의 대상인 경우가 많았는데 허은희 감독은 탐구하고 알아가는 시선으로 주리의 몸과 감정을 대한다. 그래서 <심장이 뛰네>의 주인공들은 헐벗은 몸이 아닌 그 자신의 상처를 감추고 싶어 하고, 이를 알아주고 어루만져줄 수 있는 상대방을 만날 때 비로소 감정이, 심장의 박동이 뜀박질하기 시작한다. 허은희 감독은 <심장이 뛰네>의 인상 깊은 연기로 로마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가 신종플루로 사망한 고(故)유동숙에게 이 영화를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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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회 부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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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7.1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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