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야키 웨스턴 장고>(スキヤキウエスタン ジャンゴ)


사용자 삽입 이미지미이케 다카시의 장기는 장르 혼합이다. <데드 오어 얼라이브> <오디션> <비지터 Q> 등 그의 대표작 대부분은 한 영화에 두 개의 장르가 섞여 있다.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는 이탈리아의 ‘스파게티 웨스턴’과 일본의 ‘사무라이 활극’을 섞은 변종 서부극이다. 그리하여 제목도 이탈리아의 대표음식 ‘스파게티’를 일본의 쇠고기 요리 ‘스키야키’로 바꾼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

단노우라 전쟁이 막을 내린 수백 년 후, 전쟁 중 유실된 전설의 보물을 찾기 위해 겐지(사토 고이치)와 헤이케(이세야 유스케)가 수장으로 있는 두 부족이 산골마을로 찾아온다. 사무라이 정신을 앞세운 겐지 부족과 총으로 무장한 헤이케 부족의 충돌로 조용할 날이 없던 어느 날. 석양의 빛을 등지며 무명의 총잡이(이토 히데아키)가 홀연히 등장하니, 그의 현란한 총 솜씨에 매료된 두 부족은 마을을 평정하기 위해 그와 손잡으려 한다. 그러나 총잡이의 관심은 따로 있다. 아픈 상처를 짊어진 채 유랑생활을 하던 그가 이 마을에 거처하면서 아버지를 잃은 한 꼬마의 사연을 듣게 된 것.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 총잡이는 아이를 보호해주기로 마음먹고 겐지와 헤이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한다. 결국 아이의 어머니가 헤이케에게 능멸 당하면서 총잡이와 헤이케, 그리고 겐지 간의 목숨을 건 마지막 결투가 벌어진다.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는 세르지오 레오네의 <석양의 무법자>에서 주인공과 배경을 가져온 후 그 안에 구로자와 아키라의 <요짐보>를 채워 넣은 듯한 모양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장르와 문화가 결합한 만큼 영화가 자아내는 분위기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묘하다. 서부극의 배경인 ‘황야’가 등장하지만 그 위의 무대는 일본 특유의 형식미가 돋보이는 미장센이고, 말을 탄 총잡이의 장총과 사무라이의 날 선 검이 한 화면에 공존하며, 권모술수와 왜곡된 욕망으로 진행되던 이야기는 어느새 거친 들판에 핀 붉은 장미를 보여주며 희망적으로 마무리되는 식이다. 특히 희망을 상징하는 꼬마가 후에 ‘장고’라는 이름으로 성장한다는 자막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짬뽕’ 미학의 결정판이다!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는 매 장면 이질적인 요소가 대립 항을 이루지만 따로 노는 법이 없다. 장르의 규칙을 변용하면서도 스파게티 웨스턴의 반체제적인 영웅과 전복적인 이야기 구조, 그리고 일본 활극의 비장미와 의리 따위에 집착하지 않는 동물적인 캐릭터 등 큰 줄기만큼은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재료를 가지고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미이케 다카시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닮았다. 다만 쿠엔틴 타란티노가 과거의 영화를 가지고 현대영화를 만든다면 미이케 다카시는 이미 존재하는 장르를 가지고 새로운 종류의 장르를 만든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런 점에서 타란티노의 출연은 역시 이 영화의 백미다. 젊은 총잡이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쇠한 총잡이까지 국적과 나이를 초월한 그의 존재는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의 영화적 좌표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증표다. 타란티노의 출연을 절실히 바랐던 미이케 다카시는 친분을 이용, 노 개런티로 출연을 성사시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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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2.0 353호
(2007.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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